"현금 쌓자"..보험사 사옥매각·채권발행 이어 지분매각까지

오정인 기자 2022. 6. 2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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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사옥. (자료: 한화생명)]

최근 한화생명이 3000억 원 규모의 우리금융지주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지급여력(RBC)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보유하고 있던 3000억 원 규모의 우리금융지주 주식 2298만주를 지난 17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습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2016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29.7%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3.16%를 획득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며 "금융시장의 자금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주식 자산을 줄이고, 현금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더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생명은 2% 후반의 할인율을 적용해 약 3000억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BC 비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주식으로 보유하나 현금으로 보유하나 RBC 비율에 반영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며 "RBC 비율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조정 의미가 더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이날 한화생명은 4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권도 발행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조금이라도 빨리 변동성을 차단하고,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은 자본 확충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년 새 회계제도를 앞둔 보험업계에는 자본확충이 시급한 시기"라며 "올 하반기에도 보험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을 확충해 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에 도입되는 새 재무건전성 지표인 K-ICS는 기존의 RBC 비율과 달리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과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합니다. 때문에 보유한 자산의 변동성이 높아진다면 그에 맞춰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의 가격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일부 보험사는 가지고 있는 사옥을 파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기도 한다"며 "이 외에도 채권 발행 등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0년 현대해상은 강남 사옥을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해 2000억 원 이익을 얻었고, 롯데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도 지난해 사옥을 매각해 각각 2000억 원, 1000억 원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이어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 KB손해보험 등도 사옥 매각에 나섰습니다. 

이 외에 보험사들이 자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채권 발행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7일 한화생명이 4000억 원 규모로, 앞선 지난 14일에는 KB손보가 2860억 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습니다.

재무 건전성, RBC 비율 개선에 비상이 걸리자 보험사들의 사옥 매각과 채권 발행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화생명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 매각 카드까지 꺼낸 것입니다.

올 1분기 기준 보험사의 RBC 비율은 MG손해보험(69%)과 DGB생명(84.5%)이 보험업법상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흥국화재(146.7%), DB생명(139.1%)과 NH농협생명(131.5%), 한화손해보험(122.8%)은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150%를 하회했습니다. 한화생명(160.%)과 KB손보(162.3%) 등 주요 보험사들마저 당국의 권고치와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RBC 비율 완충방안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적립금인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제도상 잉여액 일부를 RBC 비율을 산출할 때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LAT 잉여액 중 40%를 보험사가 보유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손실에 한해서만 가용자본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입니다.

보험업계에선 2분기 RBC 비율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들이 큰 폭으로 비율이 개선되긴 어렵겠지만 현 상황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완충방안이 적용되더라도 자본 확충을 위한 조치는 보험사마다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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