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일단 반등했지만..악재 널린 '살얼음판'

양지윤 2022. 6. 2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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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저점 경신 후 반등..2400선 회복
'찐반등' 아닌 기술적 반등.."당분간 회복 호재 없어"
시총 상위종목, 경영 불확실성에 이익 전망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바닥 다져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검은 월요일’을 보낸 코스피가 하루 만에 2400선을 회복했다. 최근 증시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감까지 겹치면서 공포에 짓눌린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연저점 경신 후 반등…2400선 회복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0포인트(0.75%) 오른 2408.93에 마감했다.

전날 장중 2370선까지 밀리며 2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한 코스피는 장 시작과 함께 2400선을 찍으며 출발했다. 장중 238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가 강해지며 242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날 역시 318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이탈이 이어졌지만 기관이 5418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방어했다. 증시 폭락에도 ‘사자’에 나섰던 개인은 2302억원 순매도했다.

김석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오전장 혼조세 이후 기관 매수세 유입과 미국 지수 선물 상승세에 동조화 흐름을 보였다”면서 “조선업종이 유가 상승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증가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에, 게임업종은 20일 출시된 카카오 게임즈 신작이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반등은 최근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별한 상승 동력 없이 증시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된 만큼 완연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을 밟는 등 긴축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더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의 ‘셀코리아’ 현상이 가속화되고 지수가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서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한 강력한 긴축 조치를 취할 것으로 밝혔으나 글로벌 자산의 하락을 단기간에 되돌릴만한 호재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촉발된 에너지난에 대한 우려와 공급망 문제 완화, 이어지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을 통해 지속적으로 물가가 진정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피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 지수들이 저점을 경신해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특별히 반등할 이유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찐반등’ 아닌 기술적 반등…대외 불확실성 우려 여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지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270조6100억원으로 전주 271조1000억원과 비교해 0.66% 감소했다. 코스피 영업이익의 약 31%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주 대비 5984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거래 배수(멀티플)를 활용한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 침체 우려 속 컨센서스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이유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일본과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하락폭이 큰 것은 위험자산 회피심리에 따른 강달러로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기 어려운 환경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 비중이 높은 영향도 있다”면서 “코스피 반도체 업종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5월 말 이후 소폭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최근 인텔의 1분기 중앙처리장치(CPU) 출하량 감소와 서버용 신규 CPU 출시 지연 가능성에 따른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손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이익 전망치에 대한 우려와 업종별 차별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이익 전망치의 변화율과 주가 수익률 사이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에너지, 소재, 운송 업종의 컨센서스가 최근 상향됐고, 은행과 금융지주는 정책적인 수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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