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 낮은 5G 28㎓ 대역 정책 다시 짜야"

김나인 2022. 6. 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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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28㎓(기가헤르츠) 대역은 킬러콘텐츠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하고 수익 모델도 없어 통신사는 사실상 투자에 손을 놓고 있다. 바람직한 5G 28㎓ 주파수 정책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해야 할 시점이다."

5G 상용화 4년차에도 5G 28㎓ 대역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5G 28㎓ 주파수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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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대역보다 투자비 부담 커
기지국 의무이행률 11.2% 그쳐
"와이브로 전철 밟을라" 우려감
21일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5G 28㎓ 주파수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나인 기자

"5G 28㎓(기가헤르츠) 대역은 킬러콘텐츠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하고 수익 모델도 없어 통신사는 사실상 투자에 손을 놓고 있다. 바람직한 5G 28㎓ 주파수 정책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해야 할 시점이다."

5G 상용화 4년차에도 5G 28㎓ 대역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5G 28㎓ 주파수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5G 28㎓는 4G 기술인 LTE보다 이론상 속도가 20배 빨라 '제대로 된 5G'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기술 완성도나 산업 생태계가 부족해 현재까지 상용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3사에 망 구축 의무 기준을 28㎓ 대역에서 각각 1만5000대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내년 주파수 이용기간 만료가 다가왔지만, 28㎓ 기지국 구축 의무이행률은 11.2%에 그치는 실정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5G 28㎓ 대역은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렵고 투자비도 3.5㎓ 대역보다 훨씬 크다"며 "킬러 콘텐츠 부재, 생태계 미비 등으로 과거 '와이브로' 실패 사례와 유사한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와이브로는 지난 2002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토종 통신 기술이지만 킬러서비스 부재, 생태계 미비 등으로 LTE 상용화 이후 서비스가 종료되며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5G 28㎓ 대역 이슈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비슷하다. 미국의 경우 짧은 커버리지와 잦은 끊김, 속도 저하 등의 문제로 실질적인 5G 28㎓ 대역 활용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며 망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은 통신사 대리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28㎓ 사용 가능 장소가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동통신사 기지국 구축 의무 등 기존 28㎓ 주파수 정책을 고수하다가 치명적인 실패를 할 수 있다"며 "수요자 중심으로 현실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경희대 교수는 "28㎓ 대역은 새 서비스나 새 시장을 여는 마중물로 봐야 한다"며 "그러나 자칫 너무 큰 투자로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효창 두원공대 교수는 "5G 28㎓ 상용화를 위해 단말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우선 비즈니스 모델 등을 만들어야 5G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명수 강원대 교수는 "주파수 특성상 28㎓는 전송범위나 커버리지가 한정적이어서 이용자가 서비스 품질 수준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을지 의문인 만큼 정부 정책이 유연하게 뒷받침 돼야 한다"며 "실효성을 염두에 둔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5G 28㎓ 전국망 구축이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주파수 대역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8㎓ 정책 방향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면밀히 듣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마재욱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해외에서도 킬러 서비스나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5G 28㎓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지만 새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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