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은 친구이자 형제..코로나 봉쇄때도 '베트남 특별입국'"
국내언론 첫 인터뷰
23일 매경포럼서 애로 건의땐
베트남이 최선 다해 반영할것
"삼성·엘지" 또렷할 만큼 애정
사회적책임 다한 韓기업 선호
"동행·신뢰·성공이 양국 관계"
◆ 한국·베트남 수교 30년 ◆
호앙 청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방역과 경제를 모두 지켜낸 베트남에 외국인 투자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기업은 결단력과 추진력이 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서도 특출한 귀감을 보여 베트남이 가장 선호하는 협력자라고 치켜세웠다.
―베트남도 완연한 '위드 코로나'에 들어갔다.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분위기가 어떤가.
▷코로나19로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경제에 큰 타격이 있었다. 베트남도 예외가 아니었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방역과 경제 살리기 정책을 계속 수행해왔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유치 면에서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실제로 2021년 베트남은 385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5.2%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가.
▷우선 정치·사회적으로나 거시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토대를 유지하겠다. 둘째, 기존 법이나 규제를 검토·개선하겠다. 셋째, 교통이나 인력에 대한 인프라스트럭처를 잘 갖추겠다. 넷째,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기존 베트남 진출 기업에 세제 혜택을 지원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공급망이 잘 유지될 수 있는 물류 체제도 잘 정비할 것이다.
―외국 기업들은 베트남 노동인력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물론 외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인력이다. 베트남 노동인력은 임금 대비 생산성이 매우 높기로 유명하다. 우리는 이런 노동인력 전문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여러 육성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교육을 했다면 앞으로는 기업과 같이 협력해 실무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교육과정을 확대할 것이다.
―외국인 투자기업 중에 특별히 인센티브를 더 해줄 영역이 있나.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중요한 목표다. 이런 첨단기술 기업에는 그에 걸맞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투자기획부는 기존 외국 투자기업보다 더 강화된 특별 인센티브 정책을 준비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이 통과됐다.
―미래 첨단 기술 기업이라면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한마디로 '디지털'과 '그린(친환경)'이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 한국의 중견 반도체 기업들이 30억달러 이상을 베트남에 투자했고 향후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이건 IT 생태계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사례다.
―베트남이 친환경 그린 사업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나.
▷지난해 11월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50년까지 '베트남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후 외국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관련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미 녹색성장 전략을 발표했고 현재 세부적인 액션플랜(행동계획)도 준비 중이다.
―대기업 외에 한국 중소기업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한국에는 진짜 잘하는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에 베트남 중소기업과 같이 협력해 부품산업에 대한 생태계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에도 이런 협력사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재료를 생산·공급할 수 있다면 한국과 베트남은 전 세계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 중 한국 기업의 위상은 어떤가.
▷베트남 입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한국 기업을 가장 선호한다. 투자 결단을 신속하게 하고 한번 결심하면 끝까지 가는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또 현지 법을 잘 준수하고 어느 지역에 가든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한다. 특히 CSR 분야에선 한국 기업이 베트남 현지 기업과 협업해 엄청난 성과를 올리고 있는데, 한국이 전체 1위로 2위인 싱가포르와도 격차가 꽤 크다.
―한국 기업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삼성, SK, LG, 롯데 같은 한국 대기업들은 제게 친구이자 형제다. 베트남과 한국은 닮은 점이 서로 많아 만날 때마다 형제 같고 친구 같은 느낌이다. 저는 외국인 투자 업무를 총괄하면서 한국 기업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고치고 개선할 점은 바로잡아 나가겠다.
―올해가 한·베 수교 30주년인데 향후 어떤 목표가 있는가.
▷현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양국은 올해를 기점으로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도체 등 하이테크 산업의 부품 생태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 시설을 확장하며 수소에너지 등 그린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협력해야 한다. '디지털·그린' 사업의 협력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한·베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를 세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동행과 신뢰, 그리고 성공이다. 베트남 투자를 환영한다는 건 너무 상식적이고 기본이다. 우리는 동행할 것을 약속한다. 한국 기업을 믿고 베트남 정부를 믿으며 함께 가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베트남과 한국은 특별입국이라는 방식으로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특별입국의 대부분이 한국 기업이었다. 평화로울 때 동행하는 것이야 쉽지만, 백신도 없이 사망자가 속출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동행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서로 믿고 동행하며 꼭 성공할 것이다.
[특별취재팀 : 하노이 = 전범주 기자 / 서울 = 김대영 산업부 부국장 / 서진우 기자 / 오찬종 기자 /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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