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빠' 이동국 봉중근 "오늘은 우리가 '우즈 부자'"..축제 같았던 파더&선 팀 클래식

장강훈 2022. 6. 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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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 대표팀 스타 이동국(왼쪽)이 20일 가평 베뉴지CC에서 열린 젝시오 파더&선 팀클래식 이벤트 대회에 참가해 딸 재시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던롭스포츠코리아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세대갈등은 어느 시대든 있어 왔다. 1862년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가 발표한 소설 ‘아버지와 아들’도 부자(父子)간 신구대립을 묘사해 반향을 일으켰다.

천재 뮤지션 고(故) 신해철은 1993년 발표한 프로젝트 그룹 넥스트(N.EX.T) 1집에 수록한 ‘아버지와 나 Part 1’ 노랫말에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적었다. 아버지라는 이름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그때는 컸다.

강산이 세 번 바뀐 21세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어쩌면 ‘찰리 아버지’가 더 익숙해질지 모른다.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골프장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인 PNC챔피언십에서 아들 찰리와 동반 라운드했다. 찰리는 아버지 타이거와 똑같은 복장과 루틴, 완벽한 스윙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헬로, 월드!”라고 외쳤던 10대 타이거를 떠올리게 하는 스타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봉중근 전 LG투수(오른쪽)가 20일 가평 베뉴지CC에서 열린 젝시오 파더&선 팀클래식 이벤트 대회에 참가해 아들 재민군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던롭스포츠코리아
20일 경기도 가평에 있는 베뉴지 컨트리클럽에는 수많은 ‘우즈 부자’가 등장했다. 던롭스포츠코리아가 2016년부터 개최한 ‘젝시오 파더 앤드 선 팀 클래식’ 이벤트 대회가 2년 만에 재개됐다. 던롭스포츠코리아 홍순성 대표이사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파더&선 팀 클래식은 많은 아버지와 아들이 기다려왔던 대회다. 세대를 아우르는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페리오와 변형스테이블포드 방식을 혼합해 치르는 아마추어 대회에 부자가 팀을 이뤄 출전하는 대회는 파더&선 팀 클래식이 유일하다.
오전 내 잔뜩 흐렸던 하늘은, 개회를 임박해 파랗게 물들었다. 홍 대표는 “파더&선 팀 클래식은 언제나 화창한 날씨였는데, 올해도 이 전통을 잇게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코로나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이후 MZ세대가 골프에 대거 유입된데다 ‘우즈 부자’의 센세이션이 휩쓴 덕분인지,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참가한 ‘젊은 아빠’들이 많았다. ‘캐디빕’을 입은 아빠가 아들의 샷을 세심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아들이 일일코치로 변신해 아빠의 퍼팅라인을 읽어주기도 하는 등 시종 밝은 분위기로 치러졌다.
최근 은퇴한 프로골퍼 김하늘(왼쪽)이 20일 가평 베뉴지CC에서 열린 젝시오 파더&선 팀 클래식 이벤트대회에 출전해 전주 KCC 전창진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던롭스포츠코리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50팀 가운데 낯익은 얼굴도 보였다. SPOTV 양상문 해설위원과 전주 KCC 전창진 감독이 장성한 아들과 함께 필드를 밟았다. 양 위원은 “1년에 한 두번 정도 아들과 라운드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런 대회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신청했다”며 아들의 어깨를 토닥였다. 자신보다 체격이 더 큰 아들과 함께한 전 감독도 “여준석의 미국진출로 머리가 복잡한데, 모처럼 필드에 나오니 기분 전환이 된다”며 껄껄 웃었다.
셀럽들도 보였다. 종편채널에서 방영 중인 ‘슈퍼 DNA 피는 못속여’ 출연진 가운데 이형택-미나 이동국-재시 부녀와 봉중근-재민 부자가 숨겨둔 골프 재능을 발산했다. 탤런트 사강-신소흔 모녀와 골프스타 김하늘-김종현 부녀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던롭스포츠코리아 관계자는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것을 모토로 삼아, 올해는 특별히 파더&선에 레이디스도 참가를 허용했다. 골프가 기성세대만의 스포츠가 아닌 다양한 세대가 함께 소통하며 즐기는 문화 콘텐츠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일 가평 베뉴지CC에서 열린 젝시오 파더&선 팀 클래식에는 만 15세 이하 어린 아들과 함께 출전한 ‘젊은 아빠’가 많아 골프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을 입증했다. 사진제공 | 던롭스포츠코리아
파더&선 팀 클래식의 묘미는 필드 밖에서 더 돋보였다. 한 참가자는 아들에게 “오늘은 아빠와 왔지만, 엄마와 둘이 라운드할 때도 있을 거야. 그땐 엄마와 시간 약속을 하고, 혼자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옷 갈아입은 뒤 로비 쇼파에 앉아 기다리면 돼”라고 세심하게 알려줬다. 아버지보다 훌쩍 커버린 아들은 백발의 노신사와 힙합 느낌의 라운드 티셔츠를 맞춰입고 특별한 추억을 나눴다. 세대갈등도, 가장의 무게도 이날만큼은 다른 나라 얘기로 보였다.
한편 이동국은 드라이버 비거리 300m로 롱기스트를, 봉중근-재민 부자는 똑 닮은 외모에 다르지만 통일감 있는 옷으로 ‘베스트 드레서’ 상을 받았다. 장세진-준환 부자가 신페리오 우승 영예를 안았고, 한문수 씨는 G코스 6번 파3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zzang@sportsseoul.com
20일 가평 베뉴지CC에서 열린 ‘젝시오 파더&선 팀 클래식’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던롭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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