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우토로·한국학교에 불지른 日20대, 징역 4년 구형

도쿄/최은경 특파원 2022. 6. 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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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마을에서 재일 조선인 2세 정우경(81) 씨가 작년 8월 방화로 불탄 우토로 주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일 조선인 집단 거주지 우토로 마을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일본 20대 남성이 징역 4년형을 구형받았다.

21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교토지방재판소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방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아리모토 쇼고(22·무직)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사회적 주목을 받겠다는 동기와 일방적인 혐오감으로 방화를 저질렀다”며 “극도로 제멋대로인 행동으로 해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아리모토는 2021년 8월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지구 내 빈집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빈집 등 일대 주택 7채를 태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화재로 우토로 재일 조선인들이 우토로 마을 철거 반대 투쟁 중 사용하던 간판 등 자료 약 40점이 소실됐다. 이 지역에 개관을 앞둔 우토로평화기념관에 전시하려던 것들이다.

또 아리모토는 같은 해 7월 재일대한민국민단 아이치현 본부, 나고야 한국학교 시설에도 불을 지른 혐의로도 기소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아리모토는 그동안 열린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수사기관 조사와 재판을 통해 “한국이 싫었다” “우토로 평화기념관 전시 저지를 통해 과거 우토로 지구 역사 문제를 세상에 알리려고 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우토로 주민들과 변호단은 아리모토의 범행이 재일 한국·조선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라고 지적하며 “차별 목적이 동기라는 점을 인정하고 양형에 반영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우토로 마을은 일제 강점기 군사용 비행장 건설을 위해 동원된 조선인들이 패전 후에도 그대로 남아 살면서 형성된 재일 조선인 집단 주거지다. 이후 이들은 열악한 환경과 차별 속에서 생활해야 했고, 토지 소유권 문제로 마을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우토로 마을엔 지난 4월 우토로의 역사를 알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우토로평화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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