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수동적 공격, '!'는 친절"..온라인시대 생겨난 언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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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대중화로 조성된 온라인 환경에서는 대개 말보다는 글이 핵심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사람들은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에서 문장부호를 다르게 사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모티콘과 이모지(그림문자)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책은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조합하는 이모티콘과 달리 하나의 그림 형태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지도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 됐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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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대중화로 조성된 온라인 환경에서는 대개 말보다는 글이 핵심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사람들은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에서 문장부호를 다르게 사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모티콘과 이모지(그림문자)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캐나다 언어학자인 그레천 매컬러는 최근 번역 출간된 '인터넷 때문에'(어크로스)에서 30년이란 짧은 역사를 지닌 인터넷이 언어문화를 어떻게 바꿨는지 고찰하고 온라인 시대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에 주목한다.
책은 온라인에서 자주 쓰이는 문장부호를 언급하며 "문자를 통해 감정적 뉘앙스를 전달하는 확장된 체계는 너무도 절묘하고 독특하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말줄임표(…)가 기성세대에는 한 생각이 끝날 때마다 사용하는 '쉼'의 의미일 수 있지만, 젊은 세대는 말하지 않은 무언가가 담긴 수동적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은 나이 든 사람이 특별한 의도 없이 보낸 사소한 신호에서 감정적 의미를 읽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느낌표'(!)는 흥분만을 나타내기보다는 따뜻함이나 진정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일례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친절함)라든가 '아직 등록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사실에 대한 강조) 같은 표현이다.
책은 미소 이모티콘 ':)'의 유래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1982년 스콧 팔먼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가 온라인 게시판에서 웃음을 뜻하는 ':-)'와 슬픔을 의미하는 ':-(' 사용을 처음 제안했는데, 이후 젊은 층 사이에서는 코가 빠진 형태가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모티콘은 단어 바로 옆에 넣을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한다.
책은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조합하는 이모티콘과 달리 하나의 그림 형태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지도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 됐다고 강조한다. 이모지에는 미소를 짓거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을 비롯해 동물, 음식, 자연, 물건 등 수천 종류가 있다.
저자는 이모지가 격식 없는 의사소통에서 어깨 으쓱하기, 눈알 굴리기, 윙크 등 몸짓으로 하는 표현을 대신한다고 말한다. 학자들은 이런 동작을 '엠블럼'이라고 부르는데, 여러 지역에서 두루 쓰이는 경우가 많아 보편적일 듯하지만 문화마다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이모지가 언어가 아니라서 성공했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인간의 몸짓과 신체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을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널리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모지가 한때의 유행일 수 있다면서도 "디지털 신체 자체는 계속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에 관한 생각도 전한다. 저자는 "밈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은 한 공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밈 성숙의 마지막 단계는 다른 집단이 밈을 잘못 사용한다고 주장하지 않고, 밈을 다양하게 진화하는 장르로서의 문화적 대상이라고 인정하는 단계일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언어의 오용과 파괴라는 논쟁적 주제와는 거리를 둔다. 인간이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정확하게 소통하고자 어떻게 노력해왔는지, 인터넷상 언어학적 변화를 만든 인간 언어의 유연성은 어떠한지 등에 집중한다.
강동혁 옮김. 448쪽. 1만9천 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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