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외환위기' 스리랑카, '대통령 권한 축소' 개헌안 내각서 승인

김예슬 기자 2022. 6. 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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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이래 최악의 외환 위기를 맞은 스리랑카에서 대통령 축출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개월 이어진 가운데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이 내각에서 승인됐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내각 대변인 반둘라 구나와르데나는 "개정안이 헌법과 상충하는 부분이 없는지 등을 따지기 위해 법률 초안 작성자와 법무장관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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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논의 거친 뒤 표결..국회의원 3분의 2 찬성 시 효력
IMF 대표단과 협상 재개..30억 달러 규모 구제금융 기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시민들이 액화석유가스(LPG)를 리필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2022.06.15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독립 이래 최악의 외환 위기를 맞은 스리랑카에서 대통령 축출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개월 이어진 가운데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이 내각에서 승인됐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내각 대변인 반둘라 구나와르데나는 "개정안이 헌법과 상충하는 부분이 없는지 등을 따지기 위해 법률 초안 작성자와 법무장관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나와르데나 대변인은 헌법 개정안이 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줄 것이라고 언급한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내각에서 승인된 개정안은 국회의원들 간 논의를 거친 뒤 표결에 부쳐진다. 스리랑카 의회 국회의원 225명 중 3분의 2가 찬성표를 던질 경우 개정안은 법률로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스리랑카는 극심한 외환위기 속 경제난과 함께 정치·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다. 2005~2014년 국가를 철권 통치한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동생인 고타바야 대통령이 지난 2019년 집권한 이래 형제가 다시 정권을 장악하고 내각 주요직을 다른 형제와 사촌 등이 독식해왔다.

게다가 최근 2년 사이 외환보유고가 70%나 급감, 외환보유고의 20배가 넘는 대외 채무로 연료와 가스, 의약품 등 필수 수입품 조달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스리랑카의 지난 4월 전체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33.8%, 식품 분야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45.1%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구매력 평가 기법 등을 활용해 물가상승률을 다시 측정할 경우 전년 대비 122%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지만, 고타바야 대통령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스리랑카는 이날 경제 회생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과 협상을 재개했다.

스리랑카는 지난 4월18일 자로 만기가 돌아온 2건의 국채 쿠폰(약정금리)을 지불하지 못하면서 공식적인 국가 디폴트 상태가 됐다. 이번 IMF와의 협상에서 30억 달러(약 3조88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며칠 후면 스리랑카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연료가 바닥나는 상황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구제금융을 받기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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