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 대기업 대표전화도 가로채..조사 나선 '경찰도 속았다'

김명규 기자 2022. 6. 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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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을 사칭해 식자재 공급을 미끼로 물품 대금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이하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화 가로채기'라는 신종 사기 수법을 사용한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은 조사에 나선 경찰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통신회사를 가장해 삼양사에 접근해 회선 문제를 거론하며 삼양사 대표전화를 착신전환시킨 뒤 삼양사로 걸려오는 전화를 대신 받아 물품 사기를 벌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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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공급 미끼에 넘어간 A업체 3000여만원 피해
착신전환 이용한 '전화 가로채기' 수법에 속아
식품회사인 삼양사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직원 사칭 주의 안내문. (삼양사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김해=뉴스1) 김명규 기자 = 대기업 직원을 사칭해 식자재 공급을 미끼로 물품 대금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이하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화 가로채기'라는 신종 사기 수법을 사용한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은 조사에 나선 경찰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김해에 소재한 식품업체 A사는 지난 9일 자신을 삼양사 영업부 차장이라고 소개한 B씨의 전화를 받았다. 삼양사는 삼양그룹의 모기업이다.

B씨는 "식용유를 공급해줄테니 3000여만원을 입급해달라"며 A사에 계좌번호를 남겼다.

이에 A사는 삼양사 본사 대표 전화번호로 연락해 B씨가 재직 중이라는 사실과 함께 계좌번호가 정상적인 계좌라는 콜센터 안내를 받고 돈을 입금했다.

하지만 다음날 B씨가 연락을 받지 않고 삼양사 콜센터도 계속 통화중이어서 이상함을 느낀 A사 측은 김해중부경찰서를 찾아가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경찰이 삼양사 대표번호로 전화했고 "정상적으로 거래됐고 식용유를 곧 보낼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물품은 도착하지 않았고 B씨도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으며 결국 '전화 가로채기'라는 신종 수법을 사용한 보이스피싱 범죄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화 가로채기 수법은 정상적으로 전화를 해도 보이스 피싱 조직 쪽으로 연결되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통신회사를 가장해 삼양사에 접근해 회선 문제를 거론하며 삼양사 대표전화를 착신전환시킨 뒤 삼양사로 걸려오는 전화를 대신 받아 물품 사기를 벌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거래됐고 식용유를 보내겠다"고 경찰에게 말한 사람도 삼양사 측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범죄에 사용된 거래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명령을 신청한 김해중부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경제팀이 아닌 '보이스피싱' 담당부서인 지능수사팀으로 사건을 이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해당 계좌에 흘러간 피해대금의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삼양사는 회사 홈페이지에 "최근 식품 도매상을 대상으로 삼양사 직원을 사칭해 선입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km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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