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또 취소
제주도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들어선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의료기관 개설 허가가 다시 취소됐다.
제주도는 21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 명령을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효력은 22일부터 발효된다. 앞서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4월 12일 ‘외국의료기관(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취소 안건’을 위원 전원 의견으로 가결했다.
제주도는 병원 개설자인 중국 뤼디(綠地) 그룹이 녹지국제병원의 부지와 건물 일체를 제3자에게 매도했고, 방사선장치 등 의료시설 전부를 멸실했기 때문에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 제14조에 따르면 외국인 의료기관 개설 요건은 법인의 외국인 투자비율이 100분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같은 조례 17조에는 의료기관 개설에 따른 투자금액이 미화 500만달러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제시됐다. 현재 녹지국제병원 건물·부지의 소유권의 75%는 국내법인인 주식회사 디아나서울에 넘어간 상태다.
제주도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의 결정 이후 녹지측의 의견을 받는 등 청문 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녹지측은 당초 제주도가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을 달아 개원허가를 내준 절차가 잘못됐고, 당초 조건대로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 없이 개원한다면 병원 지분 등을 정상화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인 개설허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없고, 청문 주재자도 처분이 정당하다는 의견을 제출함에 따라 최종적으로 개설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편, 녹지국제병원은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외국의료기관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2017년 병원을 준공했다. 이듬해인 2017년 8월에는 제주도에 병원개설 허가를 신청했지만, 2018년 12월 원희룡 당시 제주도지사가 내국인의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를 하며 분쟁이 커졌다.
이에 반발한 녹지측이 병원 개원을 미루자 제주도는 2019년 4월 병원개설허가를 취소했고, 녹지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정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1월 대법원이 녹지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는 효력을 잃었다. 올해 4월에는 제주도의 ‘조건부 개설허가’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 제주도가 두번째 허가 취소결정을 하면서 영리병원 사업은 다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제주도는 ‘조건부 개설허가’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를 진행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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