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사건 뒤 굳게 닫힌 피해자 마음 여는 일, 경찰의 중요 임무"

박지연 2022. 6. 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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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눈높이 대화'를 이어갔어요. 어느 날은 미소를 머금고 '경찰 삼촌 왔다'며 인사하는 데 정말 뿌듯했습니다." '30년차 경찰 베테랑'인 이기형 혜화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55·사진)은 21일 최근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 일가족 살인미수 사건의 피해 남매를 도운 경험을 꼽았다.

이 계장의 일과 대부분은 피해자와의 대화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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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혜화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어머니에게 피해 입은 남매 도운 일 가장 기억 남아"
지역 특색 맞춘 홍보 활동 활성화..대학로 연극단 학교폭력 캠페인 호평
이기형 혜화서 여성청소년계장 /사진=박지연기자
[파이낸셜뉴스] "피해 아동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눈높이 대화'를 이어갔어요. 어느 날은 미소를 머금고 '경찰 삼촌 왔다'며 인사하는 데 정말 뿌듯했습니다."
'30년차 경찰 베테랑'인 이기형 혜화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55·사진)은 21일 최근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 일가족 살인미수 사건의 피해 남매를 도운 경험을 꼽았다.

피해 아동들은 지난해 초 생활고를 비관한 보호자로부터 흉기로 피해를 입은 뒤 조부모 손에 맡겨졌다. 사건이 마무리 된 뒤에도 녹록지 않은 가정 형편에 대한 지원이 필요했던 것은 물론, 남매의 심리 건강에 대한 치료도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 계장은 7개 유관기업과의 협업과 2차에 걸친 사례 회의 끝에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 치료, 학습 지원 등 1억 5000만원 상당의 종합 지원을 이끌었다. 사건 발생 후 1년이 흘렀지만 피해 남매와의 관계는 지속 중이다.

그는 "사건 뒤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함께 놀이터를 가거나 맛있는 것을 먹는 등 라포(친밀감)를 형성했다. 사건 직후 사람을 피하던 아이들도 마음의 문을 열더니 이제는 먼저 (팀원들을) 반겨준다"며 "가해자인 어머니에게 아이들의 지원 현황을 알리자 눈물로 감사를 전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했다.

이 계장의 일과 대부분은 피해자와의 대화로 채워진다. 특히 지난해 10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관련 신고가 급증해 사전 예방을 위한 피해자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커졌다.

그는 "'주의', '위기', '심각' 등으로 위기 단계를 분류해 피해자들과의 지속적인 대화 등 모니터링을 하며 더 큰 피해를 사전에 막고 있다"며 "진술, 면담 과정에서 경찰의 언행으로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안에 신중하게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혜화경찰서 여청계는 서울 31개 경찰서 여청계 중 가장 인원이 적은 6명이다. 적은 인원수지만 치안 공백을 최소화하되 지역적 특색이 반영된 예방 홍보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이 계장의 설명이다.

그는 "혜화경찰서 관할 내 거주 인구는 타 경찰서 대비 많지 않지만 광장시장, 대학로 등 주요 시설이 위치하고 있어 유동 인구가 약 75만명에 이른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진 추세가 급감하면서 대학로 연극을 찾는 시민들도 늘었다. 이를 고려해 지난달 청소년 대상 연극단 두 곳과 함께 학교폭력 예방 홍보활동을 추진했다. 직접 극장에 찾아가 학부모,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통했고,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역 유관 단체와 협력해 학교 밖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계장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인근 동숭치안센터가 비어있어 해당 공간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센터를 여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며 "지자체나 인근 시민단체에서 청소년 상담 거점 장소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적극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에게는 단 일 초라도 절박하다는 것을 매 순간 느끼고 있다"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언제 어디서든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상담을 요청해달라. 성심성의껏 도울 것을 약속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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