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4년 전 압승에 오만, 책임지지 않는 모습 보여"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참패를 당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당선인들에게 ‘민주당의 새로운 희망이 돼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심기일전(心機一轉)을 다짐했다.
박범계 국회의원(서구을·3선)은 “4년 전 압승에 민주당은 오만했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당선인 각자가 ‘1인 기업’이 돼 혁신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선언에 대해선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대전지역 광역·기초의원 당선인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동구 가양동 선샤인호텔에서 열린 당선인 교육에서 박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의 자세’를 주제로 특강을 통해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한 데 대해 민주당은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책임’이란 단어를 늘 생각해야 한다. 나를 뽑아준 유권자들과 모든 주민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예전에는 영웅적 리더십이 각광을 받았지만 지금은 평범한 리더십의 시대다. 일관성을 갖고 주민들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 자신의 정견(政見)에 충실하되 동료의원들과 협력하고 연대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대전 전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그러다 보니 오만했고 책임을 지려 하기 보다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파행을 빚었다”며 “주권자는 결코 한 정당에 몰빵을 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어쩌면 예견된 결과였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4년 전 대전에서 역대급 압승을 거뒀던 민주당은 지난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쓰라린 아픔을 맛봤다. 허태정 시장이 재선에 실패했고 5개 자치구 중 정용래 유성구청장을 뺀 4곳의 구청장을 국민의힘에 내줬다.
전체 22개 의석 중 21석을 장악했던 대전시의회에선 4석(비례대표 1석 포함)을 건지는 데 그쳤고, 5개 자치구의회 의원은 38명(비례대표 5명 포함)에서 31명(비례대표 3명 포함)으로 줄었다.
박 의원은 “동료 의원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경쟁자가 아닌 연대와 협력의 동지로 바라봐야 한다. 동료를 질투하고 비난하는 행태를 불식해야 한다”며 내부 분열을 경계했다.
또한 “매일매일 혁신하자.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어제와 다른 나를 떠올리자. 지금까지의 방식과 다른 보다 나은 나를 만들어가자”며 “여러분 스스로가 1인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여기고, 꾸준히 혁신한다면 4년 후엔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혁신을 독려했다.
박 의원은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지방시대’를 선언했지만 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제대로 추진할지 믿을 수 없다. ‘지방시대’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은 세종에서 열린 첫 국무회의(5월26일)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혁신도시 건설,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확신할 수 없다”며 “여러분이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워야 한다. 강력한 스크럼을 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승래 국회의원(유성갑·재선)은 “대전시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해 엄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그간 민주당이 이룬 성과가 훼손돼선 안 된다. 그동안 쌓아온 실적을 밑거름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유능하고 강력하면서도 신임을 다하는 정당, 제대로 된 야당으로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직후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전시당 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박영순 국회의원(대덕구·초선)은 “앞으로 어떻게 주민을 섬기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세워 일관되게 밀고 나가라”며 “지방의회 원 구성 때마다 자중지란(自中之亂) 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 더 이상 그런 구태를 보여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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