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카타르월드컵 '대만 표기' 신경전..주최측 양측 항의에 우왕좌왕
중국과 대만이 오는 11월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대만 명칭 표기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은 양측의 항의와 요구에 따라 명칭을 두 번이나 바꾸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21일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 주최 측은 최근 대회 입장권 소지자들의 출입증으로 사용되는 ‘하야(Hayya) 카드’ 등록시스템에서 대만의 국적 표기를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변경했다. 당초 ‘대만, 중국의 성(Taiwan, Province of China)’에서 ‘대만(Taiwan)’으로 표기를 바꾼데 이은 두 번째 수정이다. 하야 카드는 카타르 정부가 월드컵 경기 입장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발급하는 출입증으로 입국 비자 기능도 갖는다.
대만 외교부는 전날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주최 측이 부당한 정치세력의 개입을 엄격히 배격하지 못하고 우리와 충분한 상의없이 국적 표시를 바꾼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는 대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각계의 지지를 무시하고 허구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자신의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고 있다”며 “외교부는 축구협회와 긴밀히 협조해 우리 축구팬의 권익과 존엄성을 지키도록 주최 측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주최 측의 대만 표기 방식 변경이 중국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다. 앞서 카타르 월드컵 주최 측은 하야 카드 시스템 상에서 대만을 중국의 성으로 표기했다 대만 외교부의 항의를 받고 ‘대만’으로 변경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에 대해 “신속한 수정으로 우리 팬들의 권리를 보호해준 데 대해 주최 측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가 “유관 부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국제 스포츠 행사의 일관된 방식에 따라 일을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을 밝힌 후 주최 측이 다시 명칭 표기를 차이니스 타이베이로 바꾼 것이다.
차이니스 타이베이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이 올림픽 등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가할 때 쓰는 명칭이다. 197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에서 이에 관한 결의안이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 공통 인식”이라며 “카타르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국제 스포츠 행사의 일관된 방식에 따라 일을 처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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