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면 흑화한다"는 이준석..확 달라진 국힘 권력지형
계파 갈등 심화에 李 '창당' 가능성도 고개 들어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징계' 여부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심의할 윤리위원회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윤리위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든 당권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징계 논란과 관련해 연일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윤리위 판단에 불복하고 '독자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6‧1 지방선거 압승 이후에도 최악으로 치닫는 계파 갈등을 마주하게 된 국민의힘 내 기류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준석 징계'에 달린 與권력 재편…윤리위 '독자 판단' 감행하나
21일 국민의힘 내에선 이튿날 열릴 윤리위 회의를 두고 술렁이고 있다. 이 대표와 각을 세웠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최소 경고 이상의 징계를 내려 이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친이(친이준석)계 의원들은 윤리위 회부조차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수사기관에서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윤리위에서 먼저 징계를 결정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5가지다.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단계의 징계 결정과, 징계 자체를 내리지 않는 사실상의 '무혐의' 판단이다. 이 대표가 수위에 상관없이 징계를 받는다면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심하면 곧바로 당 대표 직을 잃게 된다. 반면 징계를 받지 않는다면 이 대표를 공개 저격해온 친윤계에 당 내홍의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관건은 윤리위에서 최종 결정 권한을 사실상 최고위원회로 넘길지, 독자 판단을 내릴지 여부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에서 '제명'을 결정할 경우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현재 최고위 구도는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한 찬반 의견이 사실상 4대2로 갈린 상황이다. 배현진‧조수진 위원 등 이 대표와 공개 마찰을 빚은 이들을 제외하면, 친이계 인사이거나 "쫓겨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고위에서 윤리위 결정을 뒤집고 이 대표에 힘을 실을 수도 있는 셈이다.
반면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결정을 내리면 곧바로 효력이 발휘된다. 윤리위 결정과 동시에 이 대표의 당 대표직 수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당원권 정지 기간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년이다. 최소 기간 처분을 받더라도, 당내에선 리더십 공백을 메꾸기 위해 당 대표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요구가 들끓을 수 있다. 때문에 이 대표는 지난 1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경고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최고위 판단을 받아야 하는 제명이 아닌 윤리위가 임의로 할 수 있는 당원권 정지는 그야말로 정치적 판단"이라고 반발했다. 사실상 불복 방침을 밝힌 셈이라, 후폭풍이 불가피한 시나리오다.

"떳떳하다"는 이준석…'자기 정치' 노선 걸을까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큰 터라, 당내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윤리위 회부 자체에 회의감을 드러내는 시각도 있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성상납 의혹에 실체가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며 "윤리위가 개최되면서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지부진하게 이슈를 키우기보다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할 사안이다"라고 주장했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독자행보' 심화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 대표는 지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제가 '흑화(黑化)'하지 않도록 만들어달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당시 분위기는 농담 형식이었지만, 말에 뼈가 있다는 해석이다. 같은 자리에서 이 대표는 "앞으로 자기 정치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심하면 이 대표가 탈당 후 창당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대목이다. 신당 창당의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이지만, 이 대표와 노선 갈등이 불거질수록 2030 남성 지지층의 대거 이탈도 우려된다.
이미 국민의힘 내 계파 갈등이 가시화한 이후 지지율은 빠지고 있다. 20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13~17일, 2529명 대상)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0.5%포인트 떨어진 46.8%였고, 17일 발표된 한국갤럽(14~16일, 1000명 대상) 조사에서도 2%포인트 하락한 4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논란의 당사자인 이 대표는 모든 의혹에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자신의 호텔 출입 모습을 담은 CCTV영상 공개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그런 것이 있다면 다 공개하라"고 맞받아쳤다. 윤리위 결정에 따른 대응계획에 대해선 "속단해서 움직이지 않겠다"면서도 "윤리위가 이례적으로 익명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윤리위는 오는 22일 오후 7시 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2013년 이 대표가 대전에서 성납을 받았고, 이 대표 측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제보자를 만나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윤리위는 김 실장을 출석시켜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한 뒤 판단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워낙 정치권 관심이 쏠린 사안이라, 당일 결론을 내지 않고 다음 회의로 결정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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