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도 속아 넘어간 신종 보이스피싱 '전화 가로채기'

대기업 식자재 공급을 미끼로 돈을 미리 받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이하 보이스 피싱)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오늘(21일)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남 김해시에 있는 식품업체 A 사는 지난 9일 대기업 식품회사인 삼양사에서 알려준 계좌로 식용유 대금 3천만 원을 선입금했습니다.

그러나 전날 통화를 한 삼양사 직원이 다음날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삼양사 콜센터 역시 계속 통화 중이었습니다.

A 사는 물품 사기를 당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김해중부경찰서를 찾아가 상담했습니다.

경찰관이 직접 삼양사 대표전화로 연락을 해 봤더니 거래가 정상적이고 식용유를 곧 보낼 것이란 답변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아직 사기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고 조금 더 기다려보자며 A 사 직원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식용유를 받기로 한 날짜가 지나도 식용유는 도착하지 않았고, 연락조차 아예 두절됐습니다.

경찰은 그제야 A 사가 '전화 가로채기' 수법의 보이스 피싱 사기에 당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전화 가로채기 수법은 정상적으로 전화를 해도 보이스 피싱 조직 쪽으로 연결되도록 해 돈을 빼앗는 신종 사기입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통신회사를 가장해 삼양사에 접근해 회선 문제를 거론하며 삼양사 대표 전화를 착신전환시킨 뒤 삼양사로 걸려오는 전화를 대신 받아 물품 사기를 벌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경찰은 삼양사가 통신회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화가 착신전환된 것도 모른 채 일정 기간 전화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삼양사는 "최근 식품 도매상을 대상으로 삼양사 직원을 사칭해 선입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다수 접수돼 주의를 당부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습니다.

(사진=삼양사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