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위치 추적하던 NORAD 현대화..캐나다, 러시아 위협에 예산 대거 투입

이종섭 기자 2022. 6. 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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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홈페이지 화면 캡쳐

오랫동안 명맥만 유지해 온 미국과 캐나다의 북극권 방어체계가 현대화된다. 과거 냉전시절 만들어져 한동안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두 나라의 공동 방위기구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기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애니타 애넌드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현대화 하기 위해 향후 6년간 49억 캐나다달러(약 5조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NORAD는 미·소 냉전기 소련의 미사일 공격 등을 조기 탐지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가 만든 공동 방위기구로, 미국 알래스카에서 캐나다 퀘벡까지 배치된 미사일 탐지용 지상·위성 레이다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NORAD는 냉전 종식 이후 경보체계와 장비 등이 노후화된 채로 사실상 수십년 동안 명맥만 유지해 왔다. 일반에는 본연의 기능보다는 매년 성탄절에 산타의 위치를 추적해 알려주는 이벤트로 더 잘 알려진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었다.

캐나다가 NORAD 현대화를 들고 나온 것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냉전 기류가 심화되고 러시아의 위협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가 핵탄두를 장착하는 극초음속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의 실전 배치를 예고하는 등 위협 강도를 높임에 따라 대응이 시급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북극뿐 아니라 남극과 우주까지 발사궤도를 다양화해 사르마트를 요격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애넌드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협 환경이 바뀌었다”며 “이번 조치는 거의 40년만에 가장 현격한 NORAD의 현대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십년간 규칙에 기반을 두고 우리를 지켜주던 국제질서를 다수 독재체계가 위협하고 극초음속 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같은 신기술을 다수 경쟁국이 개발함에 따라 NORAD의 역량을 급히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NORAD 현대화는 북극해 주변에 대한 공격을 감지하는 네트워크가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캐나다는 냉전 시대부터 운영해 온 낡은 경보체계를 모두 바꿔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애넌드 장관은 장기 추가 계획까지 추진되면 향후 20년 동안 투입될 자금은 400억 캐나다달러(약 40조원)가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NORAD를 주도하는 미국도 앞서 대륙 방어를 위한 예산을 책정해 놓은 상태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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