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수의 워밍업]콘서트 부럽지 않았던 '슈퍼 매치', 모두의 노력이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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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따른 아쉬움은 있었겠지만, 분위기만큼은 환상적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의 뜨거웠던 슈퍼 매치를 떠올리게 했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 매치가 폭력 논란으로 얼룩졌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인 슈퍼 매치, 최근 몇 년간 양 팀의 성적이 부진하며 '슬퍼 매치'라는 불명예스러운 지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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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결과에 따른 아쉬움은 있었겠지만, 분위기만큼은 환상적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의 뜨거웠던 슈퍼 매치를 떠올리게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 매치가 폭력 논란으로 얼룩졌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수원 팬이 서울 팬을 들어 올린 뒤 땅에 메치는 영상이 퍼졌다. 해당 서울 팬은 바로 서울 유니폼을 벗는 모습을 보였고 주위 수원 팬들은 응원가만 부를 뿐이었다.
이후 피해자의 아버지는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수원의 서포터즈 그랑블루(프렌테 트리콜로)와 해당 수원 팬은 21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인 슈퍼 매치, 최근 몇 년간 양 팀의 성적이 부진하며 ‘슬퍼 매치’라는 불명예스러운 지적을 받기도 했다. 모두가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경기 전 안익수 서울 감독은 “승부보다 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며 “대표팀의 브라질전은 한국 축구에 주는 메시지가 아주 컸다. 눈높이가 높아진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선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축구 열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전했다.
수원 이병근 감독 역시 “슈퍼 매치는 다른 경기보다 특별하다. 선수들이 알아서 잘 준비하기에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나 역시 떨린다”라며 라이벌전이 주는 특별함을 말했다.
필사적인 건 선수들도 마찬가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렸던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을 누비다 8강 탈락으로 중도 귀국한 조영욱(FC서울)은 선발 출전을 자청해 결승골까지 넣었다. 그는 “슈퍼 매치라는 경기에 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수원 선수들 역시 “경합 상황에서 머리를 들이밀라”라는 이 감독의 주문처럼 초반부터 몸을 내던졌다. 수원 출신의 정상빈(그라스호퍼)도 현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다.
양 팀 팬들의 응원전도 대단했다. 수원 팬들은 전반 내내 쉼 없이 응원에 목청을 높였다. 서울 팬도 원정석 대부분을 메우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명장면은 하프 타임에 펼쳐진 가수 노브레인의 공연, 수원 팬으로 유명한 노브레인은 뜨거운 분위기에 감성을 더했다.
특히 대표곡 ‘넌 내게 반했어’를 부를 땐 수원, 서울 팬 할 것 없이 1만2천922명의 축구 팬 모두가 함께 즐겼다. 경기장 조명이 꺼지고 팬들은 휴대 전화 빛을 밝히며 한여름 밤의 콘서트를 만끽했다.
슈퍼 매치를 떠나 한국 축구,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모습을 순수하게 느낄 수 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일부 팬의 볼썽사나운 장면에 모든 게 묻혔다.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겠다는 감독, 선수의 노력도 양 팀을 화합하게 만든 노브레인의 공연도 이날 경기를 위해 힘쓴 모두의 노고가 바닥에 메쳐졌다.
뜨거운 팬심으로 포장하고 싶다면 진정 수원과 선수들을 생각하고 한 행동인지 되묻고 싶다. 더비의 열기라기엔 유럽에서도 이런 행동은 손가락질을 받고 문제를 일으킨 팬은 영구 출입 정지 처분을 받기도 한다.
서울 관계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전쟁은 경기장 안에서 축구를 통해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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