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수박' 논란.. 상원의원, 총들고 "겉만 공화당원 사냥하자"
미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가 ‘겉만 공화당원인 사람을 사냥하자’는 내용의 선거운동 광고를 올렸다가 비판을 받았다.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에서다.
2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에릭 그라이튼스 미주리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이날 공격용 소총을 들고 “라이노(RINO)를 사냥하자”는 내용의 선거운동 광고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RINO’는 ‘Republican In Name Only(이름만 공화당원)’을 줄인 말이다. 강성 공화당원들이 온건파 의원을 겨냥해 사용한다.
38초가량의 이 광고에서 그라이튼스는 특수기동대 복장 차림의 사람들과 총을 들고 주택을 급습한다. 그는 자신이 네이비실(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라이노는 부패를 먹고 사는 겁쟁이”라고 말한다. 이어 “나라를 구할 때까지 사냥에는 어떤 제한도 없다”며 “마가(MAGA) 대원이 돼서 라이노 사냥 허가를 받으라”고 말한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다.
이 영상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미 전역에선 총격 사건이 계속되며 총기 규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월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도록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을 들고 주택을 습격하는 내용의 광고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바바라 컴스톡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모든 공화당원은 이 위험한 광고를 비난해야 한다”며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도 트위터를 통해 “폭력을 선동하는 파시스트 같은 메시지를 멈춰야 한다” “소시오패스 같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폭력 선동 금지 정책을 위반했다며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트위터는 게시물을 삭제하진 않았으나 경고 메시지를 띄웠다. 그라이튼스 측 관계자는 “비유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멍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라이튼스의 광고가 올라오기 전날에는 온건파로 분류되는 애덤 킨징거 하원의원이 협박 편지를 받는 일도 있었다. 그의 아내와 5개월 된 자녀를 해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킨징거 의원은 현재 공화당 소속으로 1월 6일 의사당 난입사건에 관한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편지는 강성 공화당 지지자가 보낸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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