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리투아니아 화물 제한에 "도발적 행위 대응" 경고..발트해까지 긴장 고조
리투아니아가 러시아 서부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주로 가는 화물 운송을 제한한 것을 두고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발트해 연안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0일(현지시간) 언론보도문을 통해 “모스크바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 대리를 초치해 리투아니아 정부가 러시아 측에 통보도 없이 자국 영토를 통과해 칼리닌그라드주로 가는 철도 경유 화물 운송을 대폭 제한한 데 대해 단호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즉가적 취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또 “국제법적 의무를 위반한 리투아니아 측의 도발적 행위를 노골적 적대 조치로 평가한다”면서 “화물 운송이 조만간 완전하게 복원되지 않으면 러시아는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한 행동을 취할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리투아니아 철도 당국은 지난 17일 칼리닌그라드주 철도 당국에 18일 0시부터 유럽연합(EU) 제재 대상 상품의 리투아니아 경유 운송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리투아니아가 운송을 제한한 품목은 석탄과 철강, 건설자재, 첨단공학 제품 등으로 전체 경유 화물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리투아니아는 이번 조치가 17일부터 시행된 EU의 대로 제재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기스 외무장관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기자들에게 “리투아니아가 단독으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 조처는 EU 집행위원회와의 협의에 따라 EU 지침에 근거해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해군의 부동항 거점 중 하나로 이스칸데르 미사일 발사대가 집중 배치된 곳이다. 러시아 본토와는 육로로 직접 연결되지 않은 역외 영토이며 북쪽과 동쪽은 리투아니아, 남쪽은 또 다른 EU 회원국인 폴란드에 막혀 있다.
발트해 연안의 작은 나라인 리투아니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옛 소련에 점령됐다 1991년 독립했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국은 모두 옛 소련에 점령됐던 역사로 인해 반러 정서가 강하다. 이들 국가는 2004년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나란히 가입했다. 발트 3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대될 경우 러시아의 진격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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