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는 없다" 희망 부여잡은 옐런..경제 전문가들은 "1년내 온다"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충격이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미국 경제 및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당국자들이 경제 침체론에는 선을 그었다. 이는 1년 안에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높게 본 시장의 판단과 상반된다. 경기 부양이 필요한 중국은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 영향으로 금리를 동결했고, 디플레이션 국가인 일본에서는 본격 소비자물가 인상이 시작될 것이란 현장의 얘기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의 재닛 옐런 장관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각각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기간의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스터 총재는 이날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현재 8%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려면 2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 옐런 장관은 ABC방송에서 물가상승의 원인을 러시아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물류 차질로 짚으며 "이는 금방 없어질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고물가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미 경제 성장률이 추세 성장률보다 약간 낮고 실업률은 약간 상승하는 정도"라며 성장이 둔화할 수는 있어도 침체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 장관도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며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워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으로의 이행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경제·금융전문가들은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린 지난 FOMC 정례회의 직후인 16~17일 경제분석가 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4월 예측치(2.57%)의 절반 수준인 1.28%로 추산됐다고 보도했다. 또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은 44%로, 2005년 중반 관련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실제 침체기 제외)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때 조사 결과보다 나쁜 것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1년·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이 각각 3.7%, 4.45%로 집계됐다고 밝히며 실질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설정했지만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달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국은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지만 미국 영향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미국에 역전당하며 기준금리를 이후 인하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가파른 환율 상승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경기 회복 욕구가 절실히 소폭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없지 않지만 인하 폭과 횟수는 매우 제한적일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같은 날 일본 아사히신문은 '100개사 경기 설문' 결과를 공개했는데 과반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가격 인상을 예정했거나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디플레이션의 나라인 일본의 지난 4월 소비자 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2.1%로 7년 만의 최고치였는데, 5월 기업 물가지수(전년대비 9.1% 상승)와는 차이가 있다. 또 5월 수입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43.3%나 상승해 기업 현장에서는 "상승하는 수입 물가가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것은 지금부터라는 견해가 많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한다.
특히 미국이 금리 인상을 본격화한 반면 일본은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환율이 뛰어 원자재 수입 가격도 덩달아 올라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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