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가 담은 기술주 ETF, 2년 상승분 토해냈다

홍준기 기자 2022. 6.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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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ETF' 고점 대비 75% 하락
코로나 직후의 최저점에 근접
최대 매수 테슬라는 올해만 -39%
반등 기대하며 급락때 '물타기'

금리 상승과 함께 ‘성장주(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주식)’ 전성시대는 끝난 것일까. 신흥 성장주에 투자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이 작년 말 대비 59%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로 증시 폭락 사태가 벌어졌던 2020년 3월의 저점 수준까지 추락한 것이다.

20일 글로벌 금융정보 사이트인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가격은 36.58달러로 2020년 3월 최저점인 33.86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국내에서는 ‘돈 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많이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투자한 성장주의 주가가 결국 다시 오를 것이라며 올 들어서도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담고 있는 성장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테슬라 등 주요 투자 종목 급락

현재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은 역대 최고점인 지난해 2월 12일(155.3달러)에 비하면 75%나 떨어졌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 이 ETF가 투자한 주요 종목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테슬라처럼 현재 실적보다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 등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 주가는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기업의 미래 가치가 작아지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 감소한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 17일 650.28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38.5% 내렸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주요 도시에서 봉쇄 조치를 시행하면서 전기차 생산에 문제가 생겼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자 “테슬라가 최악의 공급망 차질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눈을 팔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투자 비중 2위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도 올 들어 79.7% 하락했다. 금리 상승으로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있고, 이 때문에 가상화폐 거래소도 주가 하락을 피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격리·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비대면 수혜주’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원격의료 기업인 텔라닥(-66.6%), 셋톱박스 제조업체 로쿠(-63.9%), 화상회의 서비스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40.2%)도 급락을 피할 수 없었다.

◇성장주 반등할까?

올 들어서도 캐시 우드 CEO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투자한 성장주들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아크 인베스트는 테슬라 주가가 2026년에는 46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는 110달러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의 주가도 2026년에는 1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낙관적 전망에 따라 아크 인베스트는 지난 5월에도 로쿠, 블록, 테슬라,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 트윌리오 등 주요 투자 종목 주식을 추가로 5800만달러어치 사들였다.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반등을 기대하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보유하고 있는 성장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는 지난달 3일 “신흥 기술주의 거품(버블)은 터졌지만, 지금은 이들 주식을 사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오가 신흥 기술주라고 지칭한 종목은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많이 투자한 테슬라와 로쿠 등이다. 달리오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거품이 완전히 빠지는 것에는 긴 시간(과거 사례를 보면 1~2년)이 걸리며, (거품이 부풀어 오른 상태의) 완전 반대쪽 극단으로 가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의 상장지수펀드(ETF)로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파괴적 혁신’을 달성할 만한 기업에 투자한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원격의료 기업 텔라닥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2014년 10월 말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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