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바닥은 어디?" 서학개미 비명..펀드 수익률도 '뚝뚝'

이은정 2022. 6. 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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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순매수 기술주 포진..나스닥 올해 30%대 빠져
상승경험에 저점 베팅 '급락' 안멈춰
경기침체 우려 등 악재 갈수록 손실
북미펀드 올 -26%로 국내보다 낮아
공포에 매도하면 손실..관망·배분을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해외 주식을 ‘싼값’에 사들이던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울상이다. 그간의 상승 경험으로 저점에서 베팅에 나섰지만, 미국 증시 급락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손실만 불어났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의 주식형 펀드도 올해 약 26% 하락하며 국내 주식형을 밑돌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 상반기(이달 17일 기준) 미국 주식을 120억8465만달러(약 15조6194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3.39% 하락,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80% 하락했지만 저점 매수에 나선 양상이다.

특히 미 증시에서 조정폭이 컸던 개별 기술주, 반도체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올 들어 순매수 1위는 테슬라(23억2123만달러)였고, 프로쉐어 울트라 QQQ 상장지수펀드(ETF)(20억7513만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HS ETF(12억9147만달러), 엔비디아(8억3325만달러), 애플(7억1538만달러) 등이다.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미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며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롤러코스터 장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은 물가 안정에 정책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 7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기술주, 테마주에 쏠리는 것을 우려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미 증시도 가격 측면 매력은 생겼지만, 내년 경기 침체 위기가 있어서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증시 관심이 높아지면서 테마형 투자에 관심이 높아졌지만 변동성 국면에선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고, 전반적으로 거품이 꺼지고 있는 기술주들에도 투자 비중이 쏠리지 않도록 하는 게 손실을 줄이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도 꺾이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해외 주식형 펀드엔 5조4254억원이 설정됐고, 이중 3조11억원이 설정된 북미 주식형은 -25.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조6991억원이 설정된 국내 주식형 펀드(-19.77%)의 수익률을 밑도는 수준이다.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가격이 폭등한 에너지 관련 상품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테크주를 담은 펀드는 큰 폭 조정받았다. 지정학 위험을 겪은 러시아 등 지역 외 삼성KODEX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 ETF(-57.07%)와 한국투자KINDEX미국4차산업인터넷 ETF(-46.22%)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삼성KODEX미국에너지 ETF,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 수익률은 40%대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가파르게 상승했던 미국 외 증시의 조정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긴 하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경계해야 할 요인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스피는 이날 2.04% 하락하며 2400선을 결국 하회해 마감했고, 장중 2372.35를 기록하며 연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국내 증시는 경기에 민감한 철강·운송 등 업종과 함께 큰 폭 금리인상 우려에 조정폭이 더 컸다는 평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긴축 기조가 완화될 조짐이 없고 경기는 갈수록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미국 외 지역, 그중에서도 자원부국은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 리스크가 덜 할 것”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깨졌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같이 경기에 민감한 산업 중심의 증시는 이러한 국면에서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어 관망, 보수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공포 심리에 휩쓸려 매매 대응을 한다면 손실만 키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따른다. 김 연구원은 “폭락장에 당장 시장을 떠나고 싶은 투심이 생길 수 있지만, 공포에 휘둘려 매도한다면 손실 위험이 클 수 있다”며 “지역과 섹터별로 자산배분을 하면서, 현금을 확보하더라도 시장이 한층 안정화됐을 때를 기다리는 것도 적절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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