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는 늘지만..더딘 '고용의 질' 회복
국내 고용의 질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실직위험이 큰 노동자 중에서 근로시간까지 줄어든 경우가 늘면서 ‘매우 취약’한 노동자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여성과 고령층의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우리나라 고용의 질 평가’ 보고서를 보면 2020년 1월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고용의 양(취업자 수)은 올해 4월 기준 102.1에 이르지만 고용의 질(지수)은 99.2로 100을 넘지 못했다. 고용의 질 지수는 계약기간이 있는 상용직, 임시직, 일용직, 자영업자, 근로시간 비자발적 36시간 미만, 종사자 5인 미만 등의 조건에 해당하는 일자리를 취약노동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비중, 취약 노동자의 취약 정도 등을 반영해 산출한 지표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최근 고용의 질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고용의 양과 비교해 다소 더디다”고 진단했다.
고용의 질이 악화한 주요 원인은 비자발적으로 근로시간이 주당 36시간 미만으로 줄어든 노동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업이 중단되거나 일거리가 없어서 일을 적게 하는 노동자가 늘었다는 뜻인데, 이들 비중은 올 4월에도 2020년 1월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감염병 확산의 영향으로 근로시간 부족이 고착화된 노동자들의 증가가 고용의 질 회복을 제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고용이 불안정하고, 실직 위험에 있으며, 근로시간도 부족한 ‘매우 취약군’에 해당하는 노동자 비중이 높은 점도 고용의 질을 제약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전체 노동자 중 취약노동자 비중은 26.0%이며, 이 중 2.4%포인트는 매우 취약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대면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근로시간이 줄었고, 여러 조건에서 가장 취약한 일자리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는 뜻이다.
특히 여성과 고령층의 타격이 컸다. 올해 4월 기준 고령층(60세 이상) 여성 노동자 가운데 41.6%가 ‘다소 취약 노동자’, 3.4%가 ‘매우 취약 노동자’로 분류됐다. 같은 연령대 남성 노동자 내 취약 노동자 비중(다소 취약 29.4%·매우 취약 3.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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