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술' 화두 던지자.. 삼성 사장단회의 "한계 돌파할 것"

우상규 2022. 6. 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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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력개발원서 8시간 회의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 참석
글로벌 현황·리스크 요인 점검
반도체·스마트폰?배터리 등
"신기술 개발 미래 준비" 뜻모아
우수인재 확보 방안도 깊이 논의

삼성전자가 20일 관계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 점검,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글로벌 시장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지난 18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술 중시·우수인재 확보·유연한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이 목표를 사장단이 공유하고 추진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경기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 주재로 열렸다. 이들과 더불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한 회의는 8시간 넘게 진행됐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충격,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급감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공급망 안정성 강화, 재정건전성 확보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사장단은 ‘차세대 기술 개발’ 관련 논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귀국 직후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담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이례적으로 기술’의 중요성을 세 차례나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단은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등 각 분야에서 현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해 미래를 준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각 관계사는 이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재점검하고,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해 실행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올라 있지만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수량 기준)은 21%로 5년 전인 2016년(19.2%) 수준에 머물러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도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 집계 기준 올해 1분기 43.5%로 1위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기간 지속됐던 IT산업 호황기가 끝나면서 미래 수익창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 영향으로 올해 초 7만86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비전 2030’을 발표하며 야심 차게 세계 1위를 목표로 세웠던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도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사장단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관련 산업과 기술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준비된 기업만이 현실을 직시하고 빠르게 적응해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과 함께 우수인재 확보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소기업과의 상생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2019년 11월1일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메시지)이라며 동행을 지속 강조해 왔다”며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상생과 사회적 역할이 주요한 의제가 될 정도로 이제 동행은 삼성의 주요 경영 전략의 하나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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