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0년 간 인정 못 받은 '한센인 항일 의사' 이춘상..합당한 재평가 이뤄질까 (D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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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부친을 따라 소록도에 강제 격리됐던 정연식 씨는 80년 전 오늘 갱생원 스호 원장이 참석한 참배 현장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정연식 / '이춘상 의거' 현장 목격 : 한센인을 죽이려고 작정하는 이 원수, 주방(스호 원장) 이놈 칼 받아라, 하면서 찔렀다고.]
소록도 갱생원은 스호 원장 부임 이후, 태평양 전쟁에 필요한 송진유와 군복 등 군수물자 조달을 위한 강제노역이 한층 강화돼 일제의 주요 병참 기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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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부친을 따라 소록도에 강제 격리됐던 정연식 씨는 80년 전 오늘 갱생원 스호 원장이 참석한 참배 현장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정연식 / '이춘상 의거' 현장 목격 : 한센인을 죽이려고 작정하는 이 원수, 주방(스호 원장) 이놈 칼 받아라, 하면서 찔렀다고.]
경악한 조선총독부는 '흉측한 불량배'의 소행으로 선전했지만 정 씨의 기억은 다릅니다.
[정연식 / '이춘상 의거' 현장 목격 : (이춘상이) 사람은 강직하지만 아주 정신이 바르고 어진 사람이에요. 그분이 오죽했으면...]
당시 법원 판결문엔 "갱생원 부정을 폭로해 환자 처우 개혁을 도모할 것을 생각했다"고 적히는 등 단순히 개인적 불만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 일제에 대한 항거 운동이었음을 시사합니다.
소록도 갱생원은 스호 원장 부임 이후, 태평양 전쟁에 필요한 송진유와 군복 등 군수물자 조달을 위한 강제노역이 한층 강화돼 일제의 주요 병참 기지가 됐습니다.
[전쟁에 쓰려고 가마니를 짠 거지. 손에 피고 묻고 이렇게 했어도 그걸 짜야 해.]
일부 일본 학계에선 안중근에 버금가는 인물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국내의 평가는 박합니다.
2003년 이후 세 차례에 걸친 독립유공자 인정 신청은 '독립을 위한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등의 이유로 번번이 기각됐습니다.
학계에선 '독립운동'에 대한 폭넓은 관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재형 /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 : (갱생원이) 굉장히 중요했던 일본의 통치수단이었고 여기에 저항한 사람이죠. 어떻게 보면 인권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시에 일제에 저항한 사람이기도 하죠.]
이춘상 의사 기념비가 의거 80년 만에 한센인들의 염원을 담아 비로소 소록도 중앙공원에 건립됐습니다.
사진 한 장 남아 있지 않지만, 이춘상 의사에 대해 진실화해위원회도 본격적인 진상 규명에 나섬에 따라 합당한 재평가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정근식 /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 1942년의 이 행동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중요한 항일운동이었다는 걸 인정받는 거죠. 그러면 공식적으로 정부가 인정하는 의거로 자리매김 되지 않을까.]
(영상취재 : 조창현 하 륭 / 편집 : 박지인 / CG : 김정은 임찬혁 / VJ : 김준호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이종훈 기자jy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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