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찍었던 쿠팡 시총이 이젠 27조

김아름 2022. 6. 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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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뉴욕 증시 상장과 함께 '100조 기업'으로 우뚝 섰던 쿠팡이 글로벌 증시 급락 영향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의 선두 주자인 쿠팡이 증시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쿠팡의 뒤를 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던 마켓컬리, SSG닷컴, 11번가 등도 상장 시기를 재조율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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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 둔화에 적자 규모 다시 커져
컬리·SSG·11번가 등 이커머스업체 상장 '눈치작전'
쿠팡의 미 증시 상장을 앞두고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게양된 쿠팡 로고. <쿠팡 제공>

지난해 뉴욕 증시 상장과 함께 '100조 기업'으로 우뚝 섰던 쿠팡이 글로벌 증시 급락 영향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 후 70달러를 바라봤던 주가는 어느새 공모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0달러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1분기 호실적을 내며 올해 네이버를 제치고 다시 전자상거래 1위 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란 기대에도 시장 분위기는 싸늘하다.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의 선두 주자인 쿠팡이 증시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쿠팡의 뒤를 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던 마켓컬리, SSG닷컴, 11번가 등도 상장 시기를 재조율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상장을 해봐야 쿠팡보다 못한 평가를 받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CPNG(쿠팡의 종목명)는 전날 대비 46센트(4%) 오른 11달러 97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거래일 종가인 28달러 72센트보다는 58.3% 내렸고 지난해 3월 상장 첫 날 종가(49달러 25센트)보다는 75% 이상 급락했다. 지난 5월 9일과 11일에는 10달러선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상장과 함께 시가총액(시총) 100조원을 넘기며 SK하이닉스에 버금가는 대형주로 등장한 쿠팡의 현재 시총은 상장 당시의 4분의 1 수준인 27조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성장성이 둔화된 데다 2021년 적자 규모가 다시 1조원대로 늘어난 것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지난 2018년 1조1280억원의 적자를 낸 뒤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쿠팡의 흑자전환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18년에 버금가는 규모의 적자를 내며 시장의 기대에 어긋났다.

지난 1분기에는 로켓배송 등 제품 커머스 사업의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가 처음으로 287만달러(약 36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냈음에도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글로벌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빅데이터주 동반 하락세에 쿠팡도 영향을 받은 것이란 시선도 있다. 실제 최근 6개월간 넷플릭스(70.45%), 쇼피파이(76.8%)는 같은 기간 쿠팡(60.5%)보다 주가 하락폭이 컸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상장할 때 100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부여받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압도적인 성장성"이라며 "지난해 성장성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데다 적자가 늘어나며 시장이 크게 실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머커스 업계의 리더인 쿠팡이 부진하면서 연내와 내년 중 상장을 꿈꿨던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증시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가운데 '대장주' 쿠팡마저 무너진 상황에서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여름 주관사 선정에 나서며 상장 작업을 진행하던 SSG닷컴은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미루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주관사 선정 후 움직임을 멈췄다. 내년 상장이 목표인 11번가는 지난달 말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3월 예비 심사를 청구한 컬리도 폭락장 속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거래소는 현재 컬리의 상장예비심사 기한을 넘겨 연장 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당초 올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컬리는 연내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심사 결과가 나오면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시점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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