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유령 물질 중성미자 이야기

이규화 2022. 6. 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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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는 알다가도 모를 초극미의 존재다.

태양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만 찾아낸다면 태양이 밝게 빛나는 이유, 나아가 우주의 모든 별들이 밝게 빛나는 이유와 별들이 어떤 경로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사멸하는지 밝힐 수 있을 터였다.

있어도 없는 듯한 중성미자를 찾아내고, 알다가도 모를 듯한 중성미자의 성질을 밝혀내는 과정은 숨바꼭질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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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 박인규 지음/계단 펴냄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는 알다가도 모를 초극미의 존재다. 내 몸은 물론 지구도 빛의 속도로 뻥뻥 뚫고 지나간다. 이는 다른 물질과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성미자가 발견된 지는 100년도 되지 않았다. 원자 개념이 적어도 2000년 전에 발상됐던 것에 비하면 '최신품'이다. 책은 이 수수께끼 물질에 대한 연구 역사를 소개한다.

1936년 한스 베테는 태양이 빛을 내는 원리를 밝혔다. '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이라는 핵융합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를 실험적으로 입증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핵융합을 지상에서 구현할 수 없으니 태양에서 나오는 다양한 방사선과 전자기파를 확인하는 방법을 택했다. 태양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만 찾아낸다면 태양이 밝게 빛나는 이유, 나아가 우주의 모든 별들이 밝게 빛나는 이유와 별들이 어떤 경로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사멸하는지 밝힐 수 있을 터였다. 태양에서 발산되는 중성미자의 정체를 밝히면 우주의 비밀에도 한발 다가설 수 있다는 생각을 갖기에 이르렀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 유령같은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데에 머리를 싸맸다. 그 과정에서 중성미자의 탄생 원리도 서서히 드러났다. 중성미자가 세상에 존재하게 되면서 별의 탄생과 진화의 동력이 밝혀졌고,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와 힘들의 정체가 하나씩 드러났다. 있어도 없는 듯한 중성미자를 찾아내고, 알다가도 모를 듯한 중성미자의 성질을 밝혀내는 과정은 숨바꼭질의 연속이었다. 어쩌다 찾아낸 중성미자의 흔적은 새로운 우주를 열어 주었다. 입자를 부수는 약력이 태어났고, 수십억 년을 밝게 빛나는 태양의 원리가 밝혀졌다. 이제 반물질과 암흑물질의 정체가 드러나길 기대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중성미자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중성미자 연구가 우주로 가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기적 이유가 있는데, 중성미자 연구는 노벨상 수상의 단골 분야라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노벨물리학상이 나온다면 중성미자 연구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과학책 읽는 재미의 향연을 주는 책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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