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네카라쿠배' 직원, 밤엔 '스텔스 창업가'.."골프업 혁신 꿈꿔"

김성현 기자 2022. 6. 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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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승권 릴리즈 대표, 골프 플랫폼 '모두의 스윙' 다음 달 출시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직장인 A씨는 평소 골프를 좋아했다.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고 싶었다. 여타 스포츠 대비 진입장벽이 높은 골프에, 입문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길 바랐다. 머릿속 여러 구상안이 혼재했다. 골프 공간, 프로, 고객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게 핵심이었다.

자연스레 창업을 꿈꾸며, 이를 구체화할 채비를 갖췄다. 단, 시간이 부족했다. A씨는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일원이었다. 밤낮 회사에서 근무한 뒤, 본인 사업을 꾸려나가기엔 업무량이 많았다. 고민하던 찰나에 A씨는 ‘스텔스 창업’을 알게 됐다.

스텔스 창업은 몰래 회사를 세운다는 뜻이다. 잠행을 뜻하는 군사 용어 '스텔스(stealth)'에서 나온 말로, 낮엔 소속 회사에서 일하고 밤이나 주말 시간을 이용해 창업을 준비한단 의미다. A씨는 월급으로 생활을 유지하거나 사업 자금을 마련, 밤잠 아껴가며 본인 꿈을 실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사진=모두의스윙)

스텔스 창업에 눈을 뜬 뒤, A씨는 마음 맞는 구성원들을 만나 작년 말 '릴리즈'를 차렸다. 릴리즈는 내달 골프 서비스 앱 ‘모두의 스윙’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20명에 달하는 직원 대부분이 공기업이나 ‘네카라쿠배’에서 일하고 있다. 회계법인, 법무법인 소속 회계사, 변호사도 릴리즈에 역량을 제공하고 있다.

A씨는 SK네트웍스, 카카오, 직방 등에 적을 뒀던 채승권 릴리즈 대표다. 겸직이 가능한 구글의 기업문화를 보며, 채승권 대표는 유수 기업에 몸담은 인재들의 능력을 스텔스 창업으로 한데 모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채 대표가 있었던 회사 인적 네트워크망이 모두의 스윙 사업으로 녹여졌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이용객은 총 5천55만명, 골프 산업 규모는 7조66억원으로 조사됐다. 골프 인구는 514만명가량. 근 1년 새 골프 활동 인원은 약 45만명 늘었으며, 특히 2030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35% 늘어난 115만명으로 집계됐다.

(사진=모두의스윙)

골프 시장 파이는 내년 9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모두의 스윙은 이런 기류에 발맞춰 골프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가격 ▲프로의 레슨 실력 검증 ▲접근성 개선 필요성에 집중해, 해결점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 달 공개되는 앱은 고객 중심 서비스다. 이어 골프 프로와 골프업장 운영자를 위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을 방향이다. 이용자들은 공간 사용료와 레슨비용 정보 등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 실력을 파악하거나, 거주지 인근 업장을 선별해 원하는 장소에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의 스윙은 연내 누적 이용자 2만명, 프로수 300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엔 순서대로 5만명, 600명, 이어 2026명엔 100만명가량이 이용하고, 3천명의 골프 프로가 활동하는 장으로 성장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용자는 앱 내 인공지능(AI) 스윙 분석 서비스를 통해 스윙 단계별 분석 결과, 프로와 비교한 피드백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릴리즈(모두의 스윙)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스포츠 액셀러레이팅 참여기업으로도 최근 선정됐다.

[다음은 채승권 릴리즈 대표와 일문일답]

Q. 스텔스 창업, 어떻게 시작했나.

"창업하기로 마음먹은 후 가장 힘들었던 건 두려움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기엔 위험 부담이 컸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이런 두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했고, 이때 고안한 게 스텔스 창업이다. 일부 비용, 지분을 제공하고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는 스텔스 창업 시스템이 매력 있다고 판단했다."

Q. 일반 스타트업과 달리, 사업 초기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겠단 의지로 (구성원들이) 모였지만, 각자 처한 상황과 진행 상태에 따라 불만을 가질 때도 있었다. 합을 맞춰가는 사람들과 업무 진행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고 논의해갔다. 위기도 있었지만, 머리를 맞댄 결과 하나하나 힘든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채승권 릴리즈(모두의 스윙) 대표.

Q. 내달 말 '모두의 스윙'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골프 레슨 시장에 존재하는 안개를 걷고자 한다. 우리는 고객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믿을 수 있는 프로에게 골프를 배우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골프를 처음 배우거나 추가적인 레슨을 원할 때, 먼저 손이 가는 앱으로 발돋움하겠다."

Q. 목표는.

"5년 내 프로 1천명을 보유하고, 매칭건수 10만건을 돌파하는 것.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넘어, 오프라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강화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 비대면 강습 등 콘텐츠도 공개할 방침이다. 골프 외 필라테스, 헬스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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