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빵도 '할랄'..K푸드, 동남아·중동 영토 넓힌다

한동훈 기자 2022. 6. 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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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말聯에 합작사·공장 설립
"2500조 무슬림 푸드시장 공략"
신세계푸드·hy·롯데푸드 등도
印尼·파키스탄 등서 인지도 UP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내년 6월 말레이시아에 준공 예정인 'SPC조호르바루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SPC그룹
[서울경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말레이시아 현지에 합작 법인과 제빵 공장을 설립하고 할랄 시장 공략에 본격 속도를 낸다.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 3300만 명 중 6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대표 할랄 시장이다. SPC그룹은 말레이시아를 교두보로 삼아 중동까지 적극 파고들어 할랄 푸드 및 무슬림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다른 식품업체들도 할랄 시장 성장성을 높이 보고 중동 및 동남아 국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K식품의 할랄푸드로의 변신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SPC그룹은 동남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싱가포르 유한회사’가 말레이시아 기업 ‘버자야 푸드’와 손잡고 현지 합작법인 ‘버자야 파리바게뜨’를 설립했다고 20일 밝혔다. 버자야 그룹은 스타벅스와 세븐일레븐 등 식품·유통부터 호텔·리조트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는 현지 유력 기업이다. 합작 법인을 통해 올해 말 쿠알라룸푸르에 말레이시아 파리바게뜨 1호점을 내고, 2030년까지 동남아 시장에 600개 이상의 점포를 열겠다는 목표다.

SPC그룹은 약 400억원을 투자해 말레이시아 제 2의 도시 조호르바루의 산업단지 ‘누사자야테크파크’에 할랄 인증 제빵 공장도 건립한다. 대지면적 1만 6500㎡, 연면적 1만 2900㎡ 규모로 조성된다. 2023년 6월 준공 예정으로, 빵과 케이크, 소스류 등 100여개 품목을 생산할 예정이다. SPC 관계자는 “밀가루 등 제빵 원료의 경우 육류만큼 까다로운 할랄 규정을 적용받지는 않는다”며 “‘비(非)할랄 원재료를 생산공장에 보관하지 않는다’는 규칙 정도를 지키면 할랄 공장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작 법인과 공장 설립은 SPC그룹에서 글로벌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있는 허진수 사장이 총괄했다. SPC그룹은 말레이시아 현지 할랄 공장을 이미 진출한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은 물론 향후 진출 예정인 중동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허 사장은 “이번 공장 건립을 통해 2500조원(2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할랄 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PC그룹이 이슬람 국가 및 할랄 푸드 공략에 팔을 걷어 붙인 것은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지난해 2553조원 규모였던 할랄 푸드 시장은 매년 평균 11.24%씩 성장해 2027년에는 약 5000조원 수준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K컬쳐 확산으로 K푸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는 데다 한국 기업도 포화 시장인 국내를 넘어 새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는 만큼 할랄 시장에 적극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은 십여년 전부터 발빠르게 할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신세계푸드는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인 ‘자킴(JAKIM)’인증을 받은 할랄라면 ‘대박라면’을 2018년부터 현지 생산해 판매 중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매달 평균 80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hy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할랄 인증을 따낸 ‘콜드브루 아메리카노’를 중동과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대상은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종합식품브랜드 ‘마마수카’를 론칭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지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행하는 할랄 ‘무이(MUI)’인증을 대부분 획득했다. 또 중동 국가에 할랄 인증을 받은 김치, 김, 장류, 떡 등을 수출 중이다. 롯데푸드의 수출 분유 브랜드인 ‘뉴본’ 역시 할랄 인증을 획득해 파키스탄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할랄 인증 :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 부여되는 인증으로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는 일종의 ‘안심 마크’ 기능을 가진다.
허진수(오른쪽 두 번째) SPC그룹 사장과 시드니 카스 버자야 푸드 그룹 CEO가 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버자야 타임스퀘어호텔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SPC그룹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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