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기술 1세대에 머물러 있는데..R&D 예산은 오히려 줄어

김동진 2022. 6. 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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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청년들의 농업 기피 현상까지 겹쳐 위기를 맞은 농업.

ICT 기술을 활용해 농작물에 필요한 온도와 광량 등을 스스로 통제해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팜은 농가 소득을 높이는 동시에 청년을 유입할 기술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스마트팜 기술 수준이 사업장의 환경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 하는 1세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술 적용 품목도 일부 원예작물에 한정돼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품종으로 기술을 확대 적용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출처=셔터스톡

스마트팜…기술 수준 낮은 1세대 모델에 머물러 있어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행한 보고서 ‘스마트농업 육성 사업 추진 현황과 개선 과제’에 따르면 스마트팜 기술 수준이 1세대에 머물러 있으며, 기술 적용 품목도 딸기와 참외, 토마토, 파프리카 4개 품목에 80% 이상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스마트팜의 발전 수준을 총 3단계로 분류한다. 1세대 모델은 ICT 기술을 활용해 시설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 하는 수준이고, 2세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정밀한 생육 관리가 가능한 단계다. 3세대는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도 전주기 자동관리가 가능한 지능형 로봇 농장을 뜻한다.

스마트팜 기술의 세대별 분류. 출처=농식품부, 표=국회예산정책처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스마트팜 세대별 보급 실적은 1세대가 84.2%, 2세대가 15.8%다. 문제는 2017년 1세대 85%, 2세대 15% 기술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기술 고도화 시급한데…연구실적 저조하고,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어

스마트팜 기술 고도화는 관련 연구개발과 예산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최근 연구개발 실적을 살펴보면 성과는 저조하고 예산은 오히려 준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셔터스톡

농식품부는 스마트팜 첨단 기술 개발과 우수 연구인력 육성을 목표로 대학의 관련 연구센터를 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총9개 농림축산연구센터를 지원한 후 최근 4년간(2017년 2021년) 평가한 결과를 살펴보면, 스마트팜 연구센터의 실적이 다른 센터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 지정, 운영 현황. 출처=농식품부, 표=국회예산정책처

평가는 매우우수와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으로 진행되고 보통보다 낮은 평가를 받으면 연구비 감액을 검토하거나, 지원을 중단하게 된다.

농식품부 조사 결과, 스마트팜 연구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센터는 총 202개 과제 중 매우 우수와 우수 평가를 받은 과제 비중이 45.1%이고, 미흡과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과제 비중은 10.4%였다. 반면, 스마트팜 기술 고도화와 관련 인재 육성을 이끌어야 하는 '스마트팜 연구센터'의 경우 총 47개 과제 중 매우 우수와 우수 평가를 받은 과제는 17%였고, 미흡과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과제 비중은 25.5%로 집계됐다. 67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열 개 중 한두 개의 과제를 기술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팜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정부 예산도 오히려 줄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의 스마트농업 관련 연구개발비를 합산한 금액은 2022년 3044억원으로 2021년 3183억원보다 139억원 줄었다. 2020년 3440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396억원 감소했다.

변재윤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원예작물 위주로 활용되는 스마트팜 기술을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로 확대 적용하려면,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시장성 있는 품목을 대상으로 실증과 R&D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3년간 스마트팜 경영주 연령을 조사해보니 청년층은 10% 내외로 정체돼 있었다”며 “청년 창업자금 지원 확대 등을 통한 청년 유입을 강화하고, 시설 보급을 넘어 데이터에 기반한 생산과 환경, 유통, 소비 전반을 아우르는 스마트팜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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