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생산 세계 1위 인도, '역대급' 폭염으로 올해 수확량 70% 감소

노정연 기자 2022. 6. 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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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벵갈루루 외곽의 한 시장에서 과일 노점상들이 망고를 상자에 넣고 있다. EPA연합뉴스

전세계 망고 생산 1위국인 인도가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최악의 흉작에 직면했다. 더위와 강수량 부족으로 올해 망고 수확량이 70% 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봄 인도를 강타한 맹렬한 폭염이 망고와 밀을 포함한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며 농부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망고재배자협회은 북부 지역 주요 망고 산지의 올해 수확량이 예년보다 70%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2020년 기준 2470만t의 망고를 생산하는 최대 망고 생산국으로, 전 세계 망고 공급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지고 있다.

인도는 올해 여름이 시작되기 전 닥친 폭염으로 120여년 만에 가장 더운 봄을 보냈다. 인도의 지난 3월 평균 최고기온은 33.1도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4월 평균 최고 기온도 35.1도로 기상 관측 이래 4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망고는 17~25도에서 안정적으로 자라는데 이보다 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며 작황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망고 과수원을 운영하는 한 농부는 “무더운 날씨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기후 변화를 목격하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폭염과 강수량 부족은 망고 뿐 아니라 밀과 겨자씨 등 다른 작물의 수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올해 전국 밀 생산량 전망을 6%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폭염으로 인해 밀 수확량이 급감하자 지난 5월 밀 수출 금지령을 발령했다.

농업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인한 손실이 작년 대비 10~1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농부들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14억 인구의 식품 가격을 높여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도는 전체 인구의 40%가 농업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인도의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04%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달(7.79%)보다는 다소 완화됐으나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있다.

WSJ는 “폭염 피해를 입은 망고 농부들이 적은 수확량을 만회할 유일한 희망은 이번 시즌 망고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최대 네 배가량 오른 가격으로 인해 많은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망고 소비를 크게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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