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LH 경영평가 낙제점..새 정부 공공기관 평가 '사회적 가치'→'경영성과'로 이동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8개 공공기관이 윤석열 정부 첫번째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인 ‘미흡’ 이하 평가를 받았다. 한국전력공사(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기관들은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을 자율적으로 반납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정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향후 기관의 효율성과 수익성이 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재 경영관리 평가지표를 재설계하는 한편, 평가의 중점도 ‘사회적 가치’ 대신 재무성과 등 ‘경영성과’를 보다 비중있게 반영하도록 조정키로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최상대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57개, 강소형기관 37개의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확정해 발표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S(탁월)’ 등급부터 ‘E(아주 미흡)’ 등급까지 총 5단계로 나뉜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낮은 종합등급 ‘E’를 받은 기관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우체국물류지원단, 코레일 등 3개 기관이다. ‘D(미흡)’등급을 받은 기관은 LH와 한국마사회, 대한석탄공사, 한국산림복지진흥원, 국립생태원, 한국소비자원, 한국석유관리원,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15개 기관이다. ‘C(보통)’는 40개, ‘B(양호)’는 48개, ‘A(우수)’는 23개였다. ‘S(탁월)’ 등급은 전년도에는 전무했으나 이번에는 한국동서발전 1곳이 받았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인 ‘E’ 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 등급을 받을 경우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공운위는 ‘E’를 받거나 2년 연속 ‘D’를 받은 8개 기관 중 현재 재임 중인 해양교통안전공단 기관장에 대해서는 해임을 건의했다. 코레일, 마사회, LH 등 나머지 7개 기관은 2021년 말 기준으로 재임 기간이 6개월 미만이거나 이미 임기가 만료돼 해임 대상에서 제외했다.
공운위는 ‘D’를 받은 기관 중 6개월 이상 재임요건 등을 충족한 LH, 산림복지진흥원, 청소년활동진흥원 등 3개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 재무상황이 악화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필요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감사·상임이사의 성과급을 자율반납하도록 권고했다. 한전과 9개 자회사(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한전KDN, 한전KPS)가 그 대상이다.
이번 평가는 2020년 12월 말 확정된 2021년 경영평가편람을 토대로 이뤄졌다. 다만 지난해 LH 직원 부동산 투기 사태를 계기로 윤리경영지표는 3점에서 5점으로 늘어났고, 코로나19로 공공기관 경영실적이 악화한 것을 고려해 관련 실적 변동에 미친 코로나19 영향은 일부 보정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경영평가에 따른 후속조치와 함께 최근 공공기관 경영여건 변화, 정책환경 변화 등을 종합 감안해 경영평가제도 전면개편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공공기관 본래의 설립목적인 공공성과 기관 운영과정에서 효율성·수익성이 보다 균형있게 평가될 수 있도록 경영관리 평가지표 구성을 재설계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현재 평가비중이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사회적 가치 중심의 지표들을 분석해 일정수준 달성된 지표 등을 중심으로 사회적가치 지표 비중 하향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재무성과 지표(5점)는 경영성과가 제대로 반영될수 있도록 배점 비중 상향 조정을 추진하고, 조직·인사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지표도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 확산되지 않고 투명하게 운영될수 있도록 실효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관의 주요사업 지표는 그동안의 환경변화, 사업추진 상황 등을 감안하여 기관별 주요사업 지표구성의 적정성 및 목표의 도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관련 민·관 합동 제도개선 태스크포스팀(TF)은 7~8월 경영평가제도 개편방안을 마련, 9월말 쯤 ‘2022년도 경영평가편람’과 ‘2023년도 경영평가편람’에 단계적으로 반영해나갈 계획이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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