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는, 최고를 원했다"..'탑건:매버릭', 36년의 기다림 (간담회)

정태윤 2022. 6. 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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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정태윤기자] “36년이 흘렀을 뿐, ‘탑건’은 여전합니다.”(톰 크루즈)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4년 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났다. 영화 ‘탑건’으로는 36년 만이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놨던 ‘탑건’ 속편으로 돌아왔다. 

속편에 대한 부담감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제대로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고, 고민했다. 그렇게 30년이 흘렀다. 톰 크루즈는 근본적인 고민부터 시작했다.

"여러 기준점을 세워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탑건'에 대해 뭘 원할까', '그 세계로 다시 초대할 수 있을까'…. 그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죠. 관객들을 실망시키기 싫었습니다.”(톰 크루즈)

영화 ‘탑건: 매버릭’(감독 조셉 코신스키)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내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톰 크루즈를 비롯해 마일즈 텔러, 글렌 포웰, 그렉 타잔 데이비스, 제이 엘리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등이 자리했다. 

'탑건: 매버릭'은 전편으로부터 약 30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매버릭은 탑건 스쿨의 교관으로 변신했다. 그가  후배 파일럿들과 새로운 팀원을 이뤄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톰 크루즈의 10번째 국내 방문이다. 크루즈는 직접 일정을 조정하며 내한 열정을 보였다. 지난 19일에는 한국 관객들과 영화를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그는 “4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오기 위해 정말 많은 스케줄을 조정했다”며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정말 잘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탑건: 매버릭’의 또 다른 주역 ‘탑건 스쿨’ 조종사들도 내한 소감을 전했다. 글렌 포웰(행맨 역)은 “어제 여러분의 환호, 박수, 웃음, 그 모든 것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영화, 음악, 엔터테인먼트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한국 팬들의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에 항상 감동합니다.”(마일즈 텔러 /루스터 역)

“저도 이렇게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어 영광입니다. 어서 공개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따뜻한 사랑을 받아서 기쁩니다.”(제이 엘리스 / 페이백 역)

‘탑건: 매버릭’은 지날달 이미 북미에서 개봉했다.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 수익을 거뒀다. 국내 관객들의 관심도 뜨겁다. 실시간 예매율 1위다. 금일 오후 4시 기준, 이미 16만 장을 팔았다. 

톰 크루즈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는 “그냥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든다”며 “저 뿐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노력과 헌신이 들어갔다”고 자부했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톰 크루즈에게 공을 돌렸다. “정말 똑똑한 배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톰 크루즈와 함께한 건 가장 큰 행운”이라며 “저보다 더 대단한 제작자다”고 극찬했다. 

“톰 크루즈는 모두에게 베스트를 원했습니다. 그가 화면에 나오는 모든 걸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리 브룩하이머)

‘탑건’은 1980년대 최고 흥행 영화다. 수년 동안 전 세계에서 후속편을 원했다. 톰 크루즈는 그에 대한 부담도 컸다. 때문에 첫 단추를 고심해서 끼웠다.  

그는 “브룩 하이머와 제대로 할 수 있을 때 제작하자고 약속했다”며 “예술적인 관점에서 만들지, 관객들을 먼저 충족시켜야 할지, 여러 기준점을 세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속편 제작은)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실망시키기 싫었거든요. 먼저 ‘탑건’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했습니다. 고민 끝에 그때와 동일한 캐릭터, 동일한 감정선을 살리기로 했죠. 36년이 흘렀을 뿐, ‘탑건’은 여전합니다.”(톰 크루즈)

톰 크루즈는 제작을 하기로 한 순간부터 모든 걸 쏟아부었다. 직접 전투기에 탑승했고, 출연자들의 비행 조종 교육 프로그램까지 세팅했다. 

팀 ‘탑건’ 모두 F-18 전투기에 올랐다. 엘리스는 “크루즈가 산타모니카에서 비행을 보여줬다.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이제 여러분이 할 것’이라고 말해 당황했었다”고 회상했다. 

톰 크루즈는 비행이 처음인 배우들을 위해 직접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매번 2시간씩 브리핑을 하고 안전에 대해 이야기 했다”며 “비행하고 나서 제대로 한 것, 잘못한 것을 다시 체크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상공에서 모든걸 홀로 책임을 져야 했다. 부담도 있었다. 포웰은 “비행기가 회전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 그 상태에서 연기와 대사를 해야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서 톰 크루즈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정말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찍는다기보다 해군에 입대한 느낌이었어요. 정말 힘들었지만, 성취감도 컸습니다.”(글렌 포웰)

무엇보다 톰 크루즈의 영화라는 점이 이들을 움직이게 했다. 포웰은 “톰 크루즈는 나의 히어로다. 영화를 통해 정말 많은 선물을 줬다. 그런 그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작품 속편에 출연하다니…”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엘리스는 “오디션 할 때부터 흥분됐다. 톰 크루즈가 내 연기를 본다는 것 자체로 기뻤다”고 말했다. 타잔은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톰 크루즈는 주인공부터 제작자, 그리고 모든 책임까지 도맡았다. 그 열정의 근원은 뭐였을까. 그는 “인생의 대부분을 편집실, 믹싱룸, 촬영장에서 보냈다. 이건 일이 아니라 저의 삶”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열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식지 않고 오히려 커졌다”며 "누구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항상 배우고 있다. 나는 선생님이면서 아직 학생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톰 크루즈는 마지막으로 지난 1986년 ‘탑건’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영화를 보시면서 우셔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을 위한 영화입니다. 마음껏 즐겨주세요.”

한편 ‘탑건: 매버릭’은 오는 22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사진=송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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