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美석유업계, 천정부지 고유가 속에서도 증산않는 이유는

유병훈 기자 2022. 6. 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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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 와중에도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정유업계에서는 증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증산을 압박하고 있는데도 정유업계가 꿈적도 않는 것은 전기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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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석유 시추 시설. /조선DB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 와중에도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정유업계에서는 증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증산을 압박하고 있는데도 정유업계가 꿈적도 않는 것은 전기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정유사들에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가 가진 모든 합리적이고 적절한 수단과 긴급권한을 이용해 원유 정제능력과 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릴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또 같은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물자조달법(DPA)을 발동해 휘발유 생산을 늘려 기름값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DPA는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법으로, 미국 대통령이 비상 상황 시 특정 제품 생산과 공급에 대한 협조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한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각 가정의 생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당 긴급권한을 기꺼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면서 “대통령은 이 법(DPA)을 이전에 쓴 적이 있고, 다시금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악관이 직접 나서 미국 석유업계에 증산을 압박하고 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석유기업들은 지난 2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직원 수를 대폭 줄이고 채산성이 떨어지는 유전과 정유시설을 차례로 폐쇄해 왔다. 블룸버그 통신도 같은 기간 미국의 원유 정제능력이 100만 배럴 이상 감소했으며, 이는 팬데믹 이전 정제능력의 약 5%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전했다.

유가가 올라 정제능력을 다시 올릴만한 상황에서도 석유업계가 여전히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당장은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급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우려 때문이다. NYT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에너지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크니텔을 인용해 “석유업계는 최근 높은 석유 가격을 보면서도 유전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유가가 완전히 망할 수준으로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한때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유가 하락 전망의 가장 큰 원인은 전기차다. 크니텔은 “석유업계는 전기차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10년 뒤면 유전이 더는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모든 것이 시추에 나설 의욕을 꺾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석유업체들은 최근 이와 같은 인식 아래 유전을 새로 개발하거나 시설 투자로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배당 등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방법을 택했다.

또 한가지 이유는 현존하는 유전을 최대한 가동해 산유량을 늘리더라도 시추된 석유를 정제할 정유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면서도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데, 미국 내 정유시설 상당수는 수입산 원유의 성분비에 맞춰져 있다. 이를 미국산 원유에 맞게 조정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국내 원유 생산이 늘어도 수입을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NYT는 “더 많은 공급선이 가동되거나 수요가 줄어들 때까지 (미국 내) 주유소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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