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단 홈구장'으로 사용 중임에도 캠퍼스혁신파크 부지 선정
공모지침 '개발사업의 시행에 지장이 없을 것' 단서에 위배
국토부가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의 신청조건을 충족 못 한 대학을 최종후보지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대학의 사업예정지에 포함된 실내체육관이 프로농구단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탓에 최소 내년 말까지는 사업부지 조성에 첫 삽도 뜨지 못할 전망이다. 후보지 심사 때부터 이미 실내체육관이 부지에 사업 난항이 충분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선정을 강행해 차질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이번 캠퍼스혁신파크 사업에 선정된 A대학의 사업예정지에는 실내체육관이 포함돼 있다. 이 체육관은 2001년부터 지역을 연고로 한 프로농구단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1973년 준공한 체육관은 최근 안전성 문제(안전평가 C등급)가 불거졌다. 프로농구단과 지자체는 홈구장 이전을 위해 새로운 체육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는 올해 5월 착공해 내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A대학의 캠퍼스 혁신파크 부지 내 체육관은 신축 체육관 준공 전까지 프로농구단의 홈구장으로 계속 사용될 계획이다.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공사도 2024년 1월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의 캠퍼스 혁신파크 공모 선정결과 보도자료에 따르면 A대학의 1단계 사업 부지는 실내체육관을 포함해 2만 5516㎡다. 이곳에 2025년까지 연면적 2만 2300㎡의 산학연 혁신허브(기업입주 공간)를 신축한다. 체육관과 부대 주차장을 제외하면 사업부지는 약 9000㎡에 불과하다.
체육관의 철거 또는 존치에 대한 계획도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 관계자는 "혁신파크 사업 발표가 이제 됐기 때문에 A대학과 함께 협의해서 할 것"이라며 "체육관 활용과 관련한 용역은 들어간 것이 없으며 아직 보존해서 활용할지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들은 심사 단계에서 사업차질이 충분히 예상됨에도 최종후보지로 A대학을 선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심사는 서면 평가와 현장실사로 이뤄지는데 현재도 활용되고 있는 현장을 보고도 지장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공모지침의 신청조건에서는 사업부지에 대해 '개발사업의 시행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신청조건도 못 맞추고 사업이 즉시 시행이 불투명해 난항이 예상됨에도 A대학에게 사업을 준 이유가 따로 있는지 의문"이라고 따졌다. 공교롭게도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을 처음 추진한 전 국토부 장관이 지난 5월 A대학의 특임교수로 채용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 산단으로 지정하는 작업에도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 산단 조성하는 시점을 감안하면 사업에는 차질 없을 것"이라며 "평가위원들이 심사하는 항목은 여러가지가 있다. 위원들이 사업 추진에 예상되는 장애물까지 고려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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