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2030년엔 전기차 40% 판매”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2. 6.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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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데토 비냐 CEO 인터뷰 “한국 SK온과 배터리 협력”

세계적 고성능 럭셔리카(수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북동부 마라넬로 본사에서 주주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페라리 캐피탈 데이’ 행사를 열고 “2026년 전체 출고차의 5%를, 2030년에는 40%를 전기차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페라리가 구체적 전기차 사업 계획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25년에 첫 전기 스포츠카를 출시한다는 목표만 있었다.

비냐 CEO는 이날 본지와 따로 만나 “페라리의 최고 기술자들이 투입돼 전기차용 기술과 부품을 개발 중”이라며 “본격적인 전기 스포츠카 생산을 위해 관련 부서와 생산 시설이 들어가는 ‘E-빌딩’을 마라넬로 공장 부지에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빌딩은 이르면 다음 달 착공 예정이다. 비냐 CEO는 3차원 모션 센서를 발명한 공학도 출신으로, 유럽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닉스의 아날로그 반도체 부문 대표를 맡다가 지난해 9월 페라리에 전격 영입됐다.

페라리는 2016년 당시 세르지오 마르키오네 CEO가 “전기로 움직이는 페라리는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만큼 내연 기관차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 때문에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 뒤처지는 처지가 됐다. 경쟁사 포르셰는 2019년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4만2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전기 수퍼카 생산’를 표방한 크로아티아의 리막(Rimac) 같은 스타트업까지 이미 등장했다. 더구나 2035년부터는 유럽연합(EU) 국가에서 내연 기관 차량의 생산이 금지된다. 전기차로 이행은 필수인 셈이다. 반면 페라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 2개 모델을 갖고 있다.

페라리의 전기 스포츠카 개발에는 한국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비냐 CEO는 “현재 4개의 배터리 공급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한국의 SK온”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전고체 배터리 개발 능력까지 염두에 두고 공급 업체를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페라리가 추구해 온 최고의 성능과 운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관련 기술이 무르익기를 기다려 왔다”며 “기존 (내연기관) 페라리의 소리와 감성을 전기차에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엔진 음향 기술 등을 따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페라리는 이날 올해 9월 출시 예정인 SUV 차량 푸로상구에(Purosangue)에 대한 정보도 추가로 공개했다. 비냐 CEO는 “기존 페라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요 조사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반응이 나왔다”며 “수요가 아무리 높아도 출고 대수는 전체 생산량의 최대 20%으로 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0.3% 수준인 시장 점유율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희소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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