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퍼스트레이디의 영향력

박영준 2022. 6. 19. 23: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10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축하사절이 누구일지를 두고 한동안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 국무장관이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던 선례가 있어 이번에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선 거론됐다.

축하사절 후보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물론 거론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취임식때 美 '세컨드 젠틀맨' 참석
질 바이든 여사 우크라 깜짝 방문
백악관 가족들 역할 무게감 남달라
영부인 '규정집 없는 리더십'도 확대

지난달 10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축하사절이 누구일지를 두고 한동안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 국무장관이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던 선례가 있어 이번에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선 거론됐다. 하지만 취임식 열흘 뒤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특별정상회의 등을 이유로 두 사람의 참석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거론되는가 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후보로 거론됐다.

최종적으로 축하사절은 한국에는 이름도 생소한 ‘세컨드 젠틀맨’으로 정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 해리스다. 엠호프가 축하사절로 발표되자 일각에서는 블링컨 장관이나 설리번 보좌관에 비해 ‘급’이 낮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화이트하우스(백악관) 패밀리’를 축하사절로 보낸 것은 오히려 급을 높인 것이라거나 한국에 예우를 갖춘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백악관 패밀리를 축하사절로 보낸다는 것은 가장 소중한 가족을 통해 예우를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영준 워싱턴 특파원
축하사절 후보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물론 거론됐다. 질 여사는 윤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5월6일부터 동유럽 순방에 나서 후보에서 제외됐다. 질 여사는 동유럽 순방 중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질 여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나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거듭 요청하고, 백악관은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던 시점이다. 질 여사의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한 논란을 단숨에 잠재웠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미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지만 백악관 패밀리인 퍼스트레이디의 방문은 무게감이 달랐다.

백악관 패밀리, 그리고 영부인이 가지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빌 클린턴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의료보험개혁특별위원회 대표로 임명돼 의료보험 개혁을 주도했다. 교육학을 전공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조기 교육 및 청소년 문맹 퇴치를 위한 ‘레디 투 리드, 레디 투 런’(Ready to Read, Ready to Learn) 운동을 이끌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전 세계 빈곤층 소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렛 걸스 런’(Let Girls Learn) 운동과 아동 비만 퇴치와 건강 증진을 위한 ‘레츠 무브’(Let’s Move) 운동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질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았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딸과 사위를 백악관 보좌관과 고문으로 임명하며 ‘족벌정치’라는 비판을 받은 것과 같이 좋지 않은 사례도 있다.

조지 W 부시 연구소의 ‘퍼스트레이디 이니셔티브’와 ‘국제 여성 연구 센터’가 세계의 전·현직 영부인 11명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펴낸 영부인의 영향력과 리더십 연구 보고서의 제목은 ‘규정집이 없는 역할’(A Role Without a Rulebook)이다. 영부인의 역할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지만 수많은 제약과 모순 속에서 복잡한 리더십을 요구받는다고 분석했다. 선출되지 않은 영부인의 역할이 수시로 한계에 부딪히고, 정당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부인의 역할은 점점 확대되고 있고, 또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영부인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시민사회 등과의 소통과 협력, 지도자로서 여성의 가치 증진 노력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영부인이라는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략적 비전’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준 워싱턴 특파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