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람보르기니 꿀벌, 포르셰 벌꿀이 있다

고영득 기자 2022. 6. 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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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
ESG 경영으로 '꿀벌 살리기' 사업
꿀벌 연구소·양봉 생산 등에 앞장
이탈리아 람보르기니 공원 양봉장에서 생산된 벌꿀. 람보르기니 제공

정부는 최근 ‘다부처 공동기획 사업’으로 내년부터 8년 동안 예산 484억원을 꿀벌을 보호하는 데 투입한다고 밝혔다. 꿀벌 실종 사태를 방치했다간 ‘재앙’이 닥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국내 양봉 농가에서는 꿀벌 78억마리가 ‘집단 실종’됐다.

기업들도 요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일환으로 도심에 양봉장을 조성하는 등 꿀벌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특히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이 양봉에 적극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달 20일 ‘세계 꿀벌의날’을 맞아 자사의 꿀벌 연구 기술을 공개했다.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의 람보르기니 공원에서는 약 60만마리의 꿀벌이 13개의 벌집을 드나든다. 꿀벌들은 주변의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도 한다.

벌집이 특별하다. 일부 벌집에는 내·외부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꿀벌들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 보여준다. 또 다른 벌집에는 출입하는 꿀벌들의 수를 그래프로 그리는 전자식 계산기가 설치돼 있다. 여기서 나오는 정보는 이상기후가 나타날 때 벌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벌집에는 내·외부의 온도, 습도, 풍속을 측정하는 장치가 있다. 꿀벌이 꽃가루를 충분히 수집하고 있는지, 군집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한다. 측정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스템도 장착돼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지역 내 살충제나 중금속 등 오염물질을 감지할 수 있다. 공원 양봉장에서 채취한 벌꿀은 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낸다고 한다.

포르셰도 독일 본사의 라이프치히 주행 시험장에서 300만마리의 꿀벌을 기르며 연간 400㎏의 벌꿀을 생산한다. 이를 고객 서비스센터에서 판매하고 수익금은 꿀벌 보호에 쓴다. 벤틀리는 꿀벌 30만마리를 키우며 꿀벌이 좋아하는 나무와 들꽃 서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도 25만마리의 꿀벌을 키우며 ‘롤스로이스 꿀’을 만들어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약 75%가 꿀벌 등의 수분 매개에 의존하며, 100대 작물 중 87종을 생산하는 데 꿀벌이 영향을 미친다. 2015년 하버드대 연구팀은 꿀벌이 사라지면 연간 142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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