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서울 동북 신흥상권 잡아라"
롯데마트, 완구매장 확대 등 리뉴얼로 3040 가족단위 고객 잡기 나서
이마트, 밀키트·게임존 등 강화..체험 공간 늘려 젊은층 눈길 끌기
‘롯데의 청량리’ 대 ‘신세계의 왕십리’. 유통업계의 오랜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이번에는 서울 동북지역 신흥 상권에서 각자의 영역을 공고히 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환골탈태’한 청량리역사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 전략을 펼치고 신세계는 왕십리역을 앞세워 고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청량리역과 왕십리역 부근은 모두 최근 재개발·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교통 요충지인 데다 초고층 주상복합 시설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알짜배기’ 상권으로 통한다.
청량리역 상권은 롯데가 일찌감치 선점했다. 롯데는 2010년 8월 청량리역사에 연면적 10만2479㎡(약 3만1000평) 규모로 백화점을 열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인근에 유명 백화점이 없었던 만큼 개점과 함께 지역 거점 점포로 자리 잡았다.
롯데가 기대한 것은 청량리역 인근의 지속적인 변화였고 전망은 맞아떨어졌다. 2017년 청량리 촉진지구와 이문·휘경 촉진지구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고객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재 청량리역 일대에서는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50~60층대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바로 옆에는 40층대 주상복합 아파트가 내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1만여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청량리역 주변에 들어서는 등 2025년까지 추가로 2만여가구가 유입된다.
롯데 관계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중심으로 지하철과 광역버스 등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되는 만큼 지역 고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초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서면서 과거 중장년층이던 고객이 30~40대 젊은 고객으로 확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청량리점은 최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리뉴얼 공사를 마쳤다. 미취학 아동을 동반한 가족단위 고객을 위해 장난감 매장인 토이저러스를 넓히고 후방 공간에 자동 배송시스템도 갖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지부진하던 인근 재개발 구역도 재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이사용품 특가 세일전을 선보이는 등 단골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재개발이 한창인 서울 성동구 신흥 상권을 사로잡기 위해 이마트 왕십리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8년 9월 문을 연 이마트 왕십리점은 교통 여건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왕십리역은 서울지하철 환승역이면서 동북선의 중심이다. 구리, 남양주 등 경기 동부에서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는 교통 거점이기도 하다.
왕십리역의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자는 6만1000명이다. 역사 내에 자리 잡은 이마트 왕십리점은 이마트 전체 138개점 중 매출 7~8위 정도를 하고 있다. 근처에 대학가가 있어 20대 고객이 다른 점포보다 2배 가까이 많기도 하다.
이마트는 행당동 주변 재개발 지역과 왕십리점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행당7구역에서는 오는 9월 파크푸르지오(950가구)가 신규 분양에 나서고 2024년 5월부터는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1354가구) 입주가 시작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20~30대 젊은 고객을 겨냥해 밀키트 존을 강화하고 PC게임뿐 아니라 닌텐도 등을 실제 프로게이머처럼 즐길 수 있도록 일렉트로마트 체험공간을 리뉴얼했다”면서 “청계천점을 비롯해 왕십리뉴타운 일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마트인 만큼 고객 기대에 걸맞게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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