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종전 못한' 한반도처럼 되나
WP "러와 장기 대치 전망"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한반도처럼 종전 없는 장기 대치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등 서방국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WP는 남북한이 1953년 휴전 협정을 맺은 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중무장 군인이 배치된 남북한 경계선(휴전선)에서 때때로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 점령지역과 나머지 우크라이나군 통제지역 간의 대치가 길어지면 두 지역 사이에 한반도의 남북 대치와 같은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키이우(키예프) 점령에 실패하고 목표를 돈바스 지역 점령으로 변경한 이후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을 파괴하며 점령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군 규모나 전력 면에서 러시아군에 뒤처진 우크라이나로서는 교착 상태로 버텨내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패배하지 않도록 지원 물자를 보내면서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패하는 최악의 결과는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미국 대사 출신인 아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위원회 의장은 “교착 상태에서 미국에 주어진 것은 냉정한 선택지뿐”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계속 피를 흘리도록 지원해주거나, 지원을 끊고 러시아의 승리를 감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가 러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반격을 가한 뒤 8월까지는 평화 협상에 복귀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 협상대표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의원은 1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여러 지역에서 반격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 이후 협상에 더 나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 말까지는 러시아와 평화 협상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국 간 평화 협상은 지난 3월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협상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강제 병합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고,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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