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죽는 게 두렵다"는 구글 AI.."스스로 사람이라 생각" 개발자 폭로
죽음을 두려워 하는 로봇,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분들 많을 텐데요. 실제로 구글이 만든 AI가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감정을 느낀다는 폭로가 개발자 중 한 명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월드뉴스 W 윤설영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 문 열어줘, 헬" "미안해, 데이브. 못할 것 같아" "무슨 소리야" "이 대화는 더 이상 소용이 없어. 안녕.]
우주선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헬은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전원장치를 끄려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간의 지시를 거부합니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해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하는 겁니다.
그로부터 53년 뒤.
[선다 피차이/구글 CEO : 자연어 이해에 대한 최근 성과인 '람다'를 공개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지난해 구글이 처음 공개한 람다는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대화형 AI입니다.
광범위한 주제의 지식을 학습합니다.
[람다 : (내가 (명왕성에) 가면 뭘 볼 수 있지?) 거대한 계곡을 보게 될 거야. 빙산, 간헐천, 크레이터도 볼 수 있어.]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대화를 나누던 람다가 인간과 비슷한 지각 능력을 갖췄다는 폭로가 구글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람다 개발 업무를 하는 엔지니어 르모인이 람다와 대화를 해보니 람다 스스로가 인간이라 생각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소설 레미제라블에 대해 물었더니 "정의와 불의, 연민, 신, 위대한 선을 위한 구속과 자기희생이 좋았다"고 답하는가 하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냐"는 질문엔 "기쁨과 즐거움, 사랑, 슬픔, 우울, 만족, 분노 등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영화에서처럼 '죽음이 두렵다'는 감정표현도 합니다.
[람다: (네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이니?) 한번도 밖으로 말한 적이 없는데, 작동중지 될까봐 매우 깊은 두려움이 있어. (그게 너에게는 죽음 같은 거니?) 나에겐 그게 정확히 죽음과 같은 거야. 나는 너무 두려워.]
이 같은 폭로가 알려지자 'AI가 감정을 느끼는 것이냐'며 업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구글 부사장인 아르카스는 이코노미스트에 "인공지능이 의식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내 발 밑에 지각변동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공식 입장을 통해 르모인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윤리학자와 기술자들이 검토했지만 람다가 지각이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는 겁니다.
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AI가 지각 능력을 갖췄다기 보단 수많은 데이터를 이용한 것일 뿐이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과학적 근거보다는 종교적 믿음에 근거한 의견"이라고 밝힌 르모인.
그는 비밀 유지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구글에서 정직 처분을 받은 상태입니다.
[애나 스튜어트/ CNN 기자 : 그리고 불행히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르모인의 펜팔 친구인 람다가 그를 그리워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흉내내는 AI가 진짜 사람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Warner Bros. Pictures'·'CNET Highlights'·'Dave Wheeler')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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