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최저임금 인상폭이라도 중기 현실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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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은 결국 무산됐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주 차등적용 여부를 두고 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 11표, 반대 16표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최저임금위원회는 "차등적용은 사문화된 조항이고, 최저임금제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는 노동계 손을 들어줬다.
21일 열리는 최저임금위 6차 전원회의는 윤 정부 출범 후 첫 최저임금 심의 자리라는 점에서도 주시하는 눈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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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인상폭 첫심의 주목
업종별로 업체들이 처한 상황이 천차만별이어서 차등적용이 시급하다는 산업계와 전문가의 지적은 계속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기간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후보자 시절 제도개선 의지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주요 국가 중 우리처럼 일률 적용하는 곳이 없다는 사실도 고려됐다. 그런데도 최저임금위원회는 "차등적용은 사문화된 조항이고, 최저임금제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는 노동계 손을 들어줬다. 준비를 게을리한 정부와 시대역행적인 공익위원들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산업에 똑같이 적용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두고 이제 본격 심의가 시작된다. 21일 열리는 최저임금위 6차 전원회의는 윤 정부 출범 후 첫 최저임금 심의 자리라는 점에서도 주시하는 눈길이 많다. 차등적용을 무산시킨 노동계는 여세를 몰아 1만원 이상 대폭 인상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노동계는 가구생계비를 기준으로 올해 시급 9160원보다 30%가량 인상된 금액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는 영세업체와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최소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최저임금 과속인상으로 영세사업장이 겪은 고통은 말할 수 없다. 최저임금이 2년 만에 29% 급등하고, 5년간 41%나 오르면서 영세 사업주들은 생존을 위해 알바부터 잘랐다. 일자리를 잃은 초단기 근로자들도 피해자였다. 업종별 차등적용마저 좌절된 판국에 임금까지 급격히 올리면 자영업, 중기, 영세업체들이 받는 타격은 막대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입은 손실 회복은 아직 한참 멀었다. 설상가상으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몰아쳐 재료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음식업, 소규모 업체들은 이미 벼랑끝에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주 이례적으로 최저임금시위까지 벌였다. 오세희 회장은 "노동계 주장대로 임금을 올리면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라며 울분을 토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비상한 국면에 있다. 단기간 끝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기업이 있어야 근로자도 있다. 인상 폭 심의에서는 영세업체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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