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공항 여름 휴가철 카오스 우려..인력부족에 파업까지
임금·교대근무로 구인 쉽지 않은 데다 美 여행객 수요 늘듯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유럽으로 가는 하늘길이 열렸지만 이번 여름 휴가지로 유럽을 택하는 건 '카오스(혼돈)'로 가는 지름길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수많은 항공 업계 종사자가 해고됐지만 다시 채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아 항공사들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름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유럽의 일부 유명 휴양지엔 이미 2019년 수준을 넘는 여행객이 몰리고 있지만 항공사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지난 2주 동안 유럽의 주요 공항에서는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런던 히드로 공항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는 승객들이 보안 검색대에서 최대 6시간을 기다렸고, 체크인을 기다리던 승객들은 터미널에서 주차장으로 밀려났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엘리자 글래스(28)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정보는 없고, 혼란스럽고 좌절한 사람들만 가득하다"며 "한 시간 동안 돌아다니다 가방에 앉아 울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퇴직에 파업까지 겹쳐
유럽 공항이 아비규환이 된 건 코로나19로 항공업계 노동자들이 대거 퇴직한 데다 각국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의 파업이 겹치면서다.
항공사와 공항은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봉쇄) 기간에 항공 여행이 중단되자 직원들을 해고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유럽 전체 항공사에서만 최소 60만 명, 세계적으로는 23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름 성수기 항공편 수요를 감당할 만큼 고용이 빨리 이뤄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긱 이코노미(Gig economy·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을 통해 일하는 프리랜서 형태의 노동)'나 조기 퇴직을 선택해 복귀가 더디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IN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코 루만은 "전에 항공 업계에서 일하던 이들은 이제 분명한 대안이 있고, 전보다 쉽게 직업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름이 지나면 이러한 사태가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고령 노동자가 퇴직하면서 인력 부족은 계속될 것이고, 결정적으로 이들을 대체할 젊은 근로자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업까지 더해져 인력난을 부추긴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스페인의 라이언에어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 실패하자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노조와 협력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직원들도 파업을 시작, 항공편의 4분의 1가량이 취소됐다.
국제공항이사회(ACI) 유럽지부의 올리비에 장코벡은 "특히 안전과 지상업무 분야에서 사람들이 우리가 제안하는 조건에 흥미를 느끼지 않고 있다"며 "공항에서 일하는 것은 교대, 주말 근무를 해야 하므로 이들에게 제시되는 임금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수하물 검색 보안 요원으로 일하는 마리 마리벨(56)은 세후 월 약 2100유로(약 285만 원)을 받는다. 그는 "인력 부족으로 직원들이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며 "일하러 왔다가 하루 만에 떠나는 사람들도 많고, 우리가 책임지는 일에 비해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美 입국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필요 없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부터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방안을 철회하면서 혼란은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 네트워크인 인터노바 여행 그룹의 피터 블리타스 수석부사장은 NYT에 "이번 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서 미국이 검사 요건을 해제하지 않기를 바랐다"며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조처"라고 강조했다.
항공권 예약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목적지 관계없는 저렴한 항공편'에 대한 검색량은 600% 증가했고, '당일 항공편 예약 방법'에 대한 검색은 지난해 6월보다 200% 증가했다.
유나이티드 항공 역시 바이든 행정부의 발표 직후 해외 항공편 검색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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