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ETF, 하락장에도 성장한다는데..배경은?

신윤재 2022. 6. 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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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위협 '물 부족' 심화
공급난 겪는 반도체 공정에도
하루 수십만t 공업용수 필요
초순수 시장 연평균 5% 성장
뉴욕증시에 물 관련 상품 6개
최근 2년 수익률 20% 안팎
美 나스닥·S&P500 웃돌아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석유가 20세기를 정의한다면, 물은 21세기를 정의하는 자원이다."

물은 대체재가 없는 자원이다. 유엔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전 세계 물 수요량은 20세기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줄고 있다. 기후위기가 확산되면서 올해 미국, 인도, 칠레, 동아프리카는 물론 한국까지 세계 곳곳에서 역대급 가뭄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 중 약 40%가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후변화 및 물 관련 위기는 최근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하는 향후 영향력과 발생 가능성이 큰 '5대 글로벌 리스크' 에 매년 등장하고 있다.

물은 식수와 식량 생산뿐만 아니라 공업에 있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소재인 반도체에 있어 물 확보는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최근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과 맞물려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2000년 전 세계 물 수요에서 농업용수 비중은 3분의 2에 달했다. 하지만 공업용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OECD는 2050년까지 물 수요가 공업용 400%, 발전용 140%, 생활용 30% 증가해, 물 수요 구조가 공업과 발전용수 위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첨단기기 등장과 전력 사용량 증가에 따른 변화다.

현재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하루에만 수십만 t의 물이 소비된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와 맞물려 고순도 공업용수인 '초순수(Ultra pure water)'의 수요가 늘고 있다. 2024년 전 세계 초순수 시장 규모는 23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모도어인텔리전스는 초순수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연평균 5%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도어인텔리전스는 초순수 시장이 확대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제약과 반도체 산업 수요 증가를 꼽았다. 공업용수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 제품의 수율 향상을 위한 세정과 식각 공정에 꼭 필요하다. 지난해 대만과 미국 남서부 지역을 강타한 가뭄 여파로 TSMC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가동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현재 초순수는 반도체뿐 아니라 발전, 제약, 화학, 제철,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따라 더 엄격한 순도가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의 잇단 금리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물 관련 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주요 기업 50곳으로 구성된 'S&P Global Water 인덱스'는 견조한 장기 우상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물과 관련된 개별 종목부터 수자원 인프라스트럭처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물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 펀드에 투자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보다는 ETF 투자를 추천한다.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물 관련 ETF는 총 6개다. 패티 바움 캐나다왕립은행(RBC) 투자자문역은 배런스에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물 투자에 대해 묻곤 한다"며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물 산업 관련 회사의 포트폴리오에 여러 방식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 관련 기업들은 의료 장비, 소프트웨어 등 기존 주력 사업부를 기반으로 수자원 처리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물 산업에 투자할 때는 개별 종목보다 ETF 투자가 좀 더 접근성이 좋을 수 있으며, 리스크도 분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 증시에 상장된 ETF 상품들의 최근 2년 수익률을 보면 PHO(Invesco Water Resources ETF) 19.4%, FIW(First Trust Water ETF) 22.4%, CGW(Invesco S&P Global Water Index ETF) 13.2% 등이다. 대부분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7.0%)과 S&P500(18.3%) 상승률보다 높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PHO다. 나스닥 OMX US 워터 인덱스를 추종하고 미국에 상장된 수자원 관련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현재 미국 증시 6종의 물 특화 ETF 중 거래량과 운용자산 면에서 모두 가장 크다. 이 ETF가 보유한 상위 종목은 수도 관리 및 공급업체 아메리칸워터웍스(AWK), 공업용수 처리 및 의료진단 업체 다나허(DHR), 양수기 업체 로퍼테크놀로지스(ROP), 수자원 기술업체 자일럼(XYL) 등이다.

투자 자문사 잭스에쿼티리서치는 지난 6일 AWK에 대해 "자본 투자, 고객 확대, 비용 관리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또한 AWK가 지난해 4분기 평균 5.3%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며 장기(3~5년) 수익 성장률을 8.1%로 예측했다. AWK는 올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9%가량 늘렸는데, 지난 6년간 매년 10%가량씩 배당금을 인상해왔다. 잭스에쿼티는 AWK가 자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2년간 주가도 17.1% 올라 업계 전체 (7.6%)보다 상승세가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FIW는 'ISE Clean Edge Water 인덱스'를 추종하며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업계 상위 36개 종목을 선정한다. 상위 10개 종목이 펀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AWK, 에센셜유틸리티스(WTRG), DHR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섹터별로는 산업재 섹터가 가장 높은 비중(53%)을 차지하며, 그 뒤로 유틸리티(22%), 헬스케어(1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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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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