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 취약계층 동원?"..부산 북구청장 인수위-공무원 '갈등'

노경민 기자 2022. 6. 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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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임기 시작 전부터 부산의 한 구청장 인수위원회와 구청 직원들이 취임식 진행 방식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공무원노조 소속의 한 북구청 직원이 노조 홈페이지에 취약계층 초청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는데, 해당 글에는 '구청장이 뭐 대단하다고 취약계층을 동원하나. 취약계층 분들이 물건인 줄 아는가. 주민 동원령 강력 항의하라'는 비판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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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홈페이지서 설전..인수위 '모종 조치" 발표에 노조 반발
노조 "업무 가중 우려" vs 인수위 "공무원이라면 정제된 표현 써야"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당선인.©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민선 8기 임기 시작 전부터 부산의 한 구청장 인수위원회와 구청 직원들이 취임식 진행 방식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7월1일 열리는 취임식에 취약계층 초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정치인이나 기관장들 위주로 참석하는 기존의 취임식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지역 취약계층에 초청장을 보내 참가 의사를 보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취임식에서 발언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논란은 지난 13일 시작됐다. 당시 공무원노조 소속의 한 북구청 직원이 노조 홈페이지에 취약계층 초청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는데, 해당 글에는 '구청장이 뭐 대단하다고 취약계층을 동원하나. 취약계층 분들이 물건인 줄 아는가. 주민 동원령 강력 항의하라'는 비판이 담겨 있었다.

특히 'X눈에 X밖에 안 보이는 모양', '정신차려라 인수위와 그 하수인들아'라는 강도 높은 표현도 섞여 있어 댓글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상태다.

해당 글이 올라온 다음날 인수위 한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전국적으로 북구가 복지 수요가 제일 많고, 소통하는 구청장으로서 초청 대상자의 의견을 구정에 적극 반영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동원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지난 15일 부산 북구청장 인수위원회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 북구지부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글.(전국공무원노조 부산 북구지부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그런데 지난 15일 인수위가 글을 올린 직원을 상대로 공식적인 조치에 나서겠다며 경고성 글을 게시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루 사이 강경한 어조로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인수위는 "쉽게 소통하기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취임식을 구상하는 가운데 초청 대상자로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 의미를 폄하하고 멸시한 글을 보고 경악했다"며 "모욕적인 언행으로 사기를 저하시켰으며 인간성 상실의 문제로 반드시 사과를 요구하겠다. 공식적으로 모종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노조 소속 공무원들은 인수위가 출범 전부터 협박성 글을 올렸다며 크게 반발했다. 공무원들은 "직원들의 하소연 방식은 각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며 "다소 격한 표현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대응이 너무 성급했다. 모종의 조치라는 게 과연 적절한 표현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주호 공무원노조 북구지부장은 "노조 소속 구청 직원이 처음에 다소 강도 높은 글을 올린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취임식에 참석할 취약계층을 선정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몫인데, 가뜩이나 코로나 이후 공무원들의 업무량이 많아진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인수위 측에 면담을 제안했지만 아직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위 측은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동원이 아닌 '초청'인 점을 분명히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공무원이라면 정제된 표현을 사용해야 하고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취약계층 초청에 대한 논의 단계에서 글이 올라온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대안을 제시해야지 비난부터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종의 조치는 글을 올린 직원의 사과를 말한 것"이라며 "취약계층 초청 계획을 유지할지 인수위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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