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120일마다 우크라 군인 1만 명씩 훈련"
"전쟁 끝내는 조건, 우크라만이 결정할 수 있어"
'우크라 희생 전제한 평화협상 반대' 의사 확고
존슨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영국 유력 일간지 ‘더타임스’ 기고문에서 앞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서방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과제를 제시했다. 전날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영국은 끝까지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겠다’는 의대 의지를 표명했다. 개전 이래 존슨 총리가 키이우를 찾은 것은 지난 4월 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 24일 전면전 발발 후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코앞까지 진격한 러시아군 기갑부대를 격퇴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점령을 포기하고 철수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승리를 점치는 섣부른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군은 전열을 가다듬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그리고 흑해 및 아조프해와 면한 남부 해안 지역을 타격하는데 주력했다. 최근 들어선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에서 러시아군에 밀리고 있다는 서방 군사 및 정보기관의 분석을 전하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자 ‘결국 우크라이나가 패할 것’이란 비관적 입장에서 즉각적 휴전 및 평화협상 개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기엔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잃어도 어쩔 수 없지 않으냐’는 인식이 깔려 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의 과장된 선전과 가짜뉴스 유포에 속지 말라”고 일갈했다. 돈바스 등의 전세가 우크라이나에 다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맞으나 ‘러시아가 이겼다’고 단정할 만한 상황은 결코 아니란 것이다. 러시아 측은 자기네가 돈바스를 거의 다 점령한 것처럼 떠들어대지만 존슨 총리는 “러시아군의 진격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더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전쟁은 장기화가 불가피해졌고,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서방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세 번째로 러시아 해군의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로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밀 등 곡물 수출이 중단된 국면을 시급히 타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닷길이 어렵다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루마니아 등에 새로운 육상 교통로를 뚫어서라도 식량이 이동할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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