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고 재테크는 자기개발?"..인플레 시대, 어떻게 투자할까

황시영 기자 2022. 6. 1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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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i(인플레이션) 시대 생존전략] ③전문가들의 투자 조언

[편집자주] 팬데믹은 세계를 멈추게 했고, 각국은 돈을 풀어 세상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다. 이런 유동성 파티는 이제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후폭풍을 부르고 있다. i(인플레이션)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40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사진은 뉴욕 브루클린 링컨마켓의 식료품 매대./AFP=뉴스1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화폐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근로소득으로 사는 일반인들은 같은 일을 해도 버는 돈은 줄어드는 현상이 생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투자를 한다면 어디에 해야 할까. 다수의 투자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법은 한 마디로 실물자산 보유다. 현금을 갖고 있으면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현금은 쓰레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으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리지워터는 관리자산 1500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리오는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회사채 하락에 베팅한다"면서 미국과 유럽이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으며 중국이 곧 세계 초강대국으로 미국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겸 공동 최고 투자책임자(CIO)/AFP=뉴스1

캐나다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케빈 오리어리도 지난 4월21일 CNBC에 "인플레이션 시대에 돈을 갖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은행에 저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 예금금리는 낮은데 (당시) 물가상승률은 6%가 넘는다"며 물가상승률에서 예금금리를 뺀 차이만큼 현금 가치가 줄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미 거부인 이들 투자 대가들의 조언이 보통사람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됐던 1960년대 후반에서 1982년까지 15년간 다우존스 지수는 22%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적인 하락률은 70%가 넘는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통계다.

버핏 "자신에 투자하라…남이 뺏어갈 수 없는 기술·능력 갖춰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AFP=뉴스1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지난 4월 30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장 좋은 투자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당신이 이 도시에서 최고의 의사라면, 또는 최고의 변호사라면, 무엇이든 최고라면 사람들은 당신이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자신들이 생산하는 무엇인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은 화폐와 달리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수요가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면 돈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지든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당신이 갖고 있는 능력은 누구도 당신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고 인플레이션도 당신의 그 능력을 훼손할 수 없다"며 "가장 좋은 투자는 당신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고 여기에는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핏은 2009년 주주총회에서도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자신과 자신의 기술에 투자하라고 언급했는데, 당시 그는 "두 번째로 좋은 방어법은 멋진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어떤 기업이 가격을 올리더라도 그 회사가 만든 제품에 대해 수요가 있는 비즈니스를 의미하는 것이다.

관망도 투자…"요즘 투자에서 손 뗐다"
스탠리 드러켄밀러/AFP=뉴스1
전문 투자자라고 늘 투자만 하지는 않는다. 헤지펀드계의 전설이자 억만장자 투자자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투자를 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9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현재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급반등을 펼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단타 거래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선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한 발 떨어져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하락장을 경험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보다 하락세 그 자체를 피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임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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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시기, 좋은 기업에 투자하면 돈벌 수 있어"
반면 이런 때 '좋은 기업' 주식을 찾으라는 의견도 있다.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대로 투자하는 펀드'로 잘 알려진 아메리칸 센추리 인베스트먼트의 부사장인 마이클 리는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의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 증가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만큼 가격 결정력과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찾으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투자전략가이자 월가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레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도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시대가 오히려 주식 매수 기회라고 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걸 교수는 "올해 들어 미국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하락장을 잘 이용해야 한다"면서 "증시가 향후 5%, 10% 더 하락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주식에 투자할 경우 1년 뒤에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막스 회장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2'에서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좋은 기업의 내재가치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컨 회장이 "과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한 시기에 많은 주식의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자 막스 회장은 "좋은 주식을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좋은 기업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 시대, FAANG 2.0 투자에 주목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건물/AFP=뉴스1
최근 블룸버그통신, 포브스 등 외신에서는 새로운 '팡(FAANG)'을 인플레이션 시대 투자처로 언급했다. FAANG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 수년간 뉴욕증시 호황을 이끌어온 기술주를 통칭하는 용어인데, 전쟁과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FAANG 2.0'을 다시 정의하면서 이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BoA메릴린치가 제시한 FAANG 2.0은 △Fuels(에너지) △Aerospace & Defence(항공·군사) △Agriculture(농업) △Nuclear & Renewables(원자력·재생에너지) △Gold & Metals(금과 광물)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FAANG 2.0'을 처음 제안한 BoA메릴린치 전략가인 로런 J. 산필리포와 조셉 P. 퀸란은 "우리는 전쟁과 고물가,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투자의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항공, 농업, 원자력, 금 등을 포함하는 'FAANG 2.0' 지수를 자체 도입했는데, FAANG 2.0 지수가 지난 2년간 63% 상승률을 보였으며 이는 기존 FAANG 대비 수익률이 2배 높다고 전했다.

기요사키 "금·은·가상화폐 투자가 낫다"
로버트 기요사키/AFP=뉴스1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여러분이 큰 부자가 될 기회"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 붕괴를 예고하며 "가능한 금, 은 그리고 비트코인을 사두라"고 밝힌 바 있다.

기요사키는 과거부터 줄곧 "현재 금융시장의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통화당국, 월가 투자자들의 무능함 때문"이라며 저축하지 말고 금과 은,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권유해 왔다.

다만 암호화폐 가격은 증시와 맞물려 추락한 상황이다. 투자 의견도 크게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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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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