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서방, 우크라 장기戰 대비..남북한처럼 동서 분단"

정윤미 기자 2022. 6. 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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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敗, 서방에 최악의 결과..교착상태 위해, 지원 지속"
"러 돈바스 점령시, 휴전 제안할 것..우크라 분단 가능성도"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2.01.20/news1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지속함에 따라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종국에는 한반도와 같은 '제2 분단국가'가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17일(현지시간) 나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확대함으로써 러시아의 승리를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포, 해안방어 무기를 비롯해 돈바스 방어 작전 지원을 위해 필요한 포대 및 첨단 로켓시스템을 위한 탄약 등 추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 무기 원조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추가 지원 발표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같은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40여개국 참석한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 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나왔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WP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전투에서 살아남길 바라는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증거"라며 "특히 대함미사일, 장거리 로켓 등 첨단무기 공급 결정은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와 의도치 않은 긴장 고조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익명의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개전 초기부터 장기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정부는 서방의 군사 지원과 제재로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완전 고립시켜 푸틴 대통령의 전쟁 의지를 꺾고, 궁극적으로 협상 타결을 통해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유럽도 이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발트해 연안에 나토군 병력 증강을 약속하면서 러시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독일은 리투아니아 나토군을 기존 1000명에서 3배 확대하겠다고 공언했고 영국은 전날 에스토니아 주둔 자국 전투부대 2개를 통합해 1성급 사령부를 갖춘 전방여단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요컨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전 세계적 경기침체나 식량 위기 등 전쟁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나토 주재 미 대사를 지냈던 아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위원회 회장은 WP에 "교착상태에서 미국에 주어지는 것은 냉정한 선택지뿐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수반하는 유혈사태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든지 아니면 지원을 중단해 러시아 승리를 감내하는 것"이라며 "다만 지원을 끊으면 우크라이나를 늑대들의 먹잇감으로 내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이 같은 서방의 군사적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자국 주권이 위협받는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개전 이래 러시아에 빼앗긴 전체 영토를 수복하겠다고 맞서면서 양측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사무엘 차랩 미 민간 싱크탱크 랜드의 러시아 전문가는 "양국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를 계속 강하게 밀어붙이고 또 서방이 더 많은 지원을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격전 중인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 루한스크 세베로도네츠크가 우크라이나군의 항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에게 함락될 것으로 예측돼 우크라이나가 교착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승리하는 결말은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이들은 러시아가 돈바스 전체를 점령하고 나머지 우크라이나군 통제지역 간 갈등이 지속되면 한반도 남북 대치 구도와 같은 분단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WP는 남북한은 1953년 휴전 협정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이따금 휴전선에서 남북 간 군사적 갈등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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