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죽어서도 기억하는 그 이름..한국을 사랑한 日 아사카와 형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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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됐던 차에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재개한다고 들어서 신청했어요. 딸에게 모국의 역사를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18일 일본 야마나시현 호쿠토시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자료관에서 만난 주부 박세은(44)씨가 11살 딸의 손을 잡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까지 많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이곳을 찾아 형제의 한국 사랑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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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됐던 차에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재개한다고 들어서 신청했어요. 딸에게 모국의 역사를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18일 일본 야마나시현 호쿠토시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 자료관에서 만난 주부 박세은(44)씨가 11살 딸의 손을 잡으며 이같이 말했다. 도쿄에 10년 넘게 거주 중인 박씨는 기회가 되는 대로 일본에서 자란 딸에게 한국의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모국의 역사를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년 넘게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딸에게 어떻게 하면 한국을 알려줄까 고민했는데 2년 만에 재개된 주일한국문화원의 ‘길 위의 인문학’ 행사가 마침 좋은 기회가 됐다. 박씨는 “오늘 참석한 많은 일본인이 정작 한국인인 나보다 더 한국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한데 앞으로 이렇게 일본 내 한국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일한국문화원이 일본 내 한국과 인연이 있는 장소에 대해 강연과 답사를 통해 한일의 오랜 교류의 역사를 재발견하는 형식의 강연회인 ‘길 위의 인문학’을 18일 개최했다. 2년 만에 개최한 이번 강연회는 영화 ‘길~백자의 사람’으로도 잘 알려진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아사카와 노리타카·다쿠미 형제는 일제강점기 한반도로 건너가 조선의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보존하는데 애쓴 것은 물론 한반도 녹화사업에도 헌신한 한일 우호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41세에 세상을 떠난 동생인 다쿠미는 “조선식 장례로 조선에 묻어달라”고 유언했고 그의 묘소는 서울 중랑구 망우리 공원에 있다. 형제의 고향인 야마나시현 호쿠토시는 이들의 뜻을 잇기 위해 2001년 자료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많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이곳을 찾아 형제의 한국 사랑을 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한국을 찾지 못한 일본인들의 갈증을 보여주듯 이날 행사는 30명 정원에 400여명이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신청자들의 사연도 다양했다. 한국어를 공부하다 아사카와 형제에 대해 알게 돼 감동을 받아 망우리 공원에 있는 다쿠미의 묘소까지 찾은 70대 여성은 물론 취미로 도예를 배우다 형인 노리타카의 조선 도예 연구에 관심을 갖고 행사 참석을 신청한 50대 여성도 있었다. 도쿄에서 왔다는 한 60대 여성은 “영화를 보고 아사카와 형제를 알게 돼 그들의 헌신에 감명받아 그들이 살았던 곳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30명의 참가자는 자료관에서 일제강점기 시절의 참혹한 현실과 이에 반발한 아사카와 형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인근 아사카와 집안 묘를 찾아 막걸리를 따르며 한국식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추모하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히나타 요시히코 자료관 관장은 “아사카와 형제를 알리는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이들의 뜻을 알리는데 애쓰고 싶다”고 말했다.
호쿠토 김진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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