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인' 임윤찬, 반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

박동휘 기자 2022. 6. 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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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이 60년 전통의 세계적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인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했다.

2004년 2월생인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출전 제한 연령(만 18~31세) 하한선인 만 18세로 이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의 기록까지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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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 오른 6명(아랫줄 가운데가 임윤찬)이 지난 13일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베이스퍼포먼스홀 무대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제공=세계음악콩쿠르국제연맹(WFIMC)
[서울경제]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이 60년 전통의 세계적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인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했다.

1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최종라운드에서 임윤찬은 5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최고 점수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004년 2월생인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출전 제한 연령(만 18~31세) 하한선인 만 18세로 이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의 기록까지 세웠다.

임윤찬은 지난 14~18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 콩쿠르 심사위원장인 마린 앨솝의 지휘로 포트워스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C단조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D단조를 연주했다. 특히 결선 두 번째 곡인 지난 17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무대에서는 신들린 듯한 강렬한 연주라는 평가와 함께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협연을 지휘한 마린 앨솝이 감정에 겨운 듯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직전 대회서도 한국인 선우예권 우승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는 대회다. 1962년 시작해 4년 주기로 열리는 이 대회의 역대 우승자를 보면 라두 루푸(1966년), 알렉세이 술타노프(1989년), 올가 케른(2001년) 등 거장들이 많다.

이 대회는 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대표 피아노 콩쿠르다. 이 대회의 기존 최연소 우승자는 2009년 손열음이 2위를 했을 당시 공동우승자 중 한 명이었던 중국의 장하오첸(당시 19세)과 1969년 우승자 크리스티나 오르티즈(19세)였다. 직전 대회인 2017년에 한국인 최초로 이 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은 당시 28세였다.

지난해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16회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상 처음으로 연기돼 대회 콩쿠르 창설 60주년인 올해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의 김홍기(30), 박진형(26), 신창용(28)도 예선을 통과해 준결선까지 올랐지만 임윤찬만 결선에 진출했다. 신창용은 레이먼드 E. 버크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임윤찬, 대담한 해석과 폭발적인 에너지 강점

임윤찬은 일곱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를 2020년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홈스쿨링을 거쳐 지난해에 한예종 영재전형으로 입학했다. 현재 손민수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해외에 유학한 적은 없다.

'괴물 같은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임윤찬은 평소 감정 표현이 많지 않고 말수도 적지만, 무대 위에 오르는 순간 10대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고 대담한 해석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임윤찬은 2018년 세계적인 주니어 콩쿠르인 클리블랜드 청소년 피아노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쇼팽 특별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9년 만 15세 나이로 윤이상국제콩쿠르에서도 최연소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도 이런 자신의 장점을 완벽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웹방송 해설자인 미국의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로는 임윤찬의 결선 두 번째 연주(라흐마니노프 협주곡)가 끝나고 "정말 일생에 한 번 있는 연주였고, 이런 연주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면서 "음악의 힘이 무엇인지 깨닫고 경쟁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극찬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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